"연금술로 납을 금으로 못 바꿔"
트럼프 측은 즉각 상고 방침 밝혀
결국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핵심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주(州)의 개표 결과 인증을 막기 위해 낸 소송이 연방 2심에서도 좌절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에 쏟아낸 소송들이 줄줄이 패소하면서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캠프 측은 즉각 연방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7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제3연방고등법원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승자로 선언되는 것을 막아달라며 트럼프 캠프가 낸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체적 혐의와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질타했다. 1심에서 소송을 기각한 매슈 브랜 연방지법 판사도 “원고의 논거는 마치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처럼 짜깁기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주 카운티들이 우편투표 용지를 일관성 없이 처리했다면서 소송을 냈다. 일부 카운티는 유권자가 투표용지와 관련한 사소한 결함을 수정하도록 허용했지만 다른 카운티는 그렇지 않았다는 주장 등을 폈다. 이에 재판부는 “투표용지는 펜실베이니아 선거법에 의해 관리된다”면서 “어떤 연방 법률도 투표 참관자를 요구하거나 투표 집계 때 그들의 위치를 명시하지 않고, 경미한 결함이 있는 투표용지를 집계할지 등을 규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화당이 이끄는 주 의회가 선거인단을 선출할 것을 주장한 소송을 ‘연금술’에 비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변호사가 아니라 유권자가 대통령을 선택한다”며 “소송 서면이 아닌 투표가 선거를 결정한다. 연금술로 납을 금으로 바꿀 순 없다”고 강조했다. 3명으로 이뤄진 재판부 의견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테파노스 비버스 판사가 썼다. 나머지 두 명도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판결 직후 트럼프 캠프는 불복 입장을 밝혔다. 캠프 법무팀의 제나 앨리스 변호사는 트위터에 법원이 대규모 사기 혐의를 계속 은폐하고 있다며 “미국 연방대법원으로!”라고 적었다. 캠프는 결국 대법원이 소송을 판단해야 한다면서 보수 절대 우위 구도의 대법원에 기대를 걸어왔다. 그러나 대법관들이 중대한 법리적 문제에서 정치적 성향대로 판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미 언론의 대체적 관측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판결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대통령 시도에 또 다른 중대한 좌절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개 경합주에서 무더기 소송을 냈지만 현재까지 10여 곳의 다른 법원에서도 패소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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