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5·18단체 "상식·정의 확인" 환영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헬기에서 시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선고를 통해서다. 그 동안 5·18 헬기 사격을 인정하는 정부 공식보고서(전일빌딩 헬기사격 탄흔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 보고서와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조사결과 보고서)는 있었지만 법원이 직접 법적 판단을 내린 건 처음이다.
김정훈 광주지법 형사8단독 부장판사는 30일 전 전 대통령에게 사자명예훼손죄를 적용, 징역 8월에 집행유에 2년을 선고했다. 전 전 대통령이 5·18과 관련해 사법처리된 건 1996년 12월 12ㆍ12 및 5ㆍ18사건과 비자금사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이후 24년 만이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헬기사격 목격자들의 진술과 군인 진술, 군 관련 문서 등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피해자인 조 신부가 증언한 1980년 5월 21일 당시 계엄군의 무장 헬기가 위협사격 이상의 사격을 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 지위와 5·18 관련 행위, 그 이후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미필적으로 헬기사격이 없었다는 자신의 주장이 허위임을 인식하면서도 회고록을 집필했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려는 조 신부의 주장이 전 전 대통령의 표현의 자유보다 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5·18단체들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피고인 전두환에 대한 유죄 판결은 사필귀정이다. 상식과 정의를 판결로서 확인해 준 법원에 경의를 표한다"고 환영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3일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때 계엄군의 헬기 기총소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게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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