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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5년 꼬박 모아야만 서울에 내 집 마련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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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5년 꼬박 모아야만 서울에 내 집 마련 가능하다

입력
2020.12.21 0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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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매물 정보.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매물 정보. 연합뉴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내 집은 고사하고 전셋값 마련조차 '하늘의 별 따기'다. 특히 저소득 가구가 초고가 아파트를 사기 위해선 한 푼도 안 쓰고 100년 가까이 소득을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가구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9월 기준 15.6배였다. 이는 소득 상위 40~60%인 가족이 평균 집값 상위 40~60%를 구매하기 위해선 약 15년 7개월간 소득을 꼬박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월급만으로 내 집을 장만하기 어려운 건 급여보다 집값 상승률이 훨씬 높은 탓이다. 실제 서울 PIR은 9월 기준으로 1년 새 3.0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서울 집값이 지난해 9월에 비해 3년 치 월급만큼 더 비싸졌단 얘기다. 불과 한달 전인 8월과 비교해도 0.5포인트, 즉 반년 치 소득 정도 올랐다.

무엇보다 저소득 가구의 주거 안정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서울 소득 하위 20% 이하가 집값 하위 20%인 집을 사기 위해선 9월 기준으로 19년간 돈을 꼬박 모아야 한다. 가격 상위 20%인 주택을 사기 위해선 무려 96년이란 세월이 필요하다. 저소득층은 평생 돈을 벌어도 강남 고가 아파트 한 채를 사기엔 역부족인 셈이다.

서울 PIR 추이

서울 PIR 추이

설상가상으로 최근 집값은 상승폭마저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14일 기준 전주 대비 0.04% 상승했다. 지난주 상승률보다 0.0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전국 아파트 가격도 같은 기간 0.29% 오르면서,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신기록이다.

전셋값 마련 또한 어려워지긴 마찬가지다. 서울 가구 연소득 대비 주택 전셋값 비율(J-PIR)은 9월 기준 8.2배였다. 앞서 언급했던 PIR과 마찬가지로, 한 가족이 1원도 안 쓰고 약 8년 2개월 동안 월급을 모아야만 서울에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단 시나리오다. 이는 2018년 12월 이후 약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PIR 상승 추이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교육이나 공원 등 주거 환경 개선으로 PIR이 점진적으로 상승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며 "다만 급격하게 PIR이 상승한다면 정주요건 외 투기적인 요인이 있다는 뜻이므로 정책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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