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2일 11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11ㆍ19 전세대책’ 발표 후 13일 만에 각 부처 장관들이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지만, 이날 발표된 내용은 지난달 전세대책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그나마 차별점을 찾자면, 정부가 ‘공급 속도전’을 내세운 것이다. 홍 부총리는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발표했던 대책의 물량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까지 총 3만9,000가구의 공실 공공임대 입주자를 모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2년간 총 11만4,000가구 규모의 전세형 공공임대가 충실히 공급되면 2021~2022년 공급 물량은 평년 수준을 웃돌게 돼 불안심리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속도전을 강조하는 건, 날로 치솟는 전셋값과 물량 부족을 하루라도 빨리 진정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계획대로 물량을 서둘러 공급한다 해도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지 의문을 표하는 시선이 많다. 어느 지역에, 어떤 형태의 주택이 풀리느냐에 따라 효과가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대책으로 정부가 공급할 주택 대부분은 월세의 일종으로 분류되는 ‘보증부 월세(준전세)’다. 보증금만 내고 월세 없이 사는, '진짜 전세'는 아닌 것이다.
다수 수요자가 원하는 진짜 전세 공급량은 지난달 대책 발표 때 그대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도 "향후 2년간 공공 전세주택 1만8,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세대책 총 공급 물량 11만4,000가구의 15.8%에 불과하다.
전날 정부의 '호텔 전세' 첫 공개 뉴스에 "가족과 함께 살 집은 아니다" "엉뚱한 대안만 강요한다" 같은 댓글이 줄을 이은 것도 '진짜 원하는 주택이 당장 시중에 없다'는 불만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계획을 벗어나 추가로 전세용 주택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수요자의 바람과는 비껴 서서, 속도전만 강조하는 정부의 전세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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