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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놓고 중국에 석탄 밀수출… "위성사진에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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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놓고 중국에 석탄 밀수출… "위성사진에 포착"

입력
2020.12.08 08:01
수정
2020.12.08 21:4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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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수익 최대 4000억"
中에 대북 제재 이행 압박

올해 6월19일 북한 남포항에서 중국 깃발을 단 바지선이 석탄을 싣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올해 6월19일 북한 남포항에서 중국 깃발을 단 바지선이 석탄을 싣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북한이 최근 석탄을 불법 거래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이 유엔 제재로 금지된 석탄을 수출하며 올해 3분기까지 약 4,000억원의 수입을 챙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고위 관료들과의 인터뷰와 미국 국무부로부터 제공받은 위성사진 등을 토대로, 북한과 중국 사이 불법 석탄 거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북한 선적의 선박들이 지난 1년 동안 중국 닝보-저우산으로 수백 차례 석탄을 직접 실어 날랐다고 전했다.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석탄 수출을 금지한 이후, 북한은 해상에서 ‘선박 대 선박’으로 옮겨 싣거나, 선박 이름을 자주 바꾸고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는 등 갖가지 제재 회피 수법을 활용해 감시망을 피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국무부가 WSJ에 제공한 지난 8월12일 촬영 위성사진에는 인공기를 달고 석탄을 실은 복수의 북한 선박이 닝보-저우산 가까이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6월19일 위성사진에서도 중국 깃발을 단 바지선이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싣는 모습이 확인됐다. WSJ는 중국 역시 대북제재 위반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8월12일 인공기를 달고 석탄을 실은 북한 선박들이 중국 닝보-저우산 가까이 이동하는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 월스트리트 저널

올해 8월12일 인공기를 달고 석탄을 실은 북한 선박들이 중국 닝보-저우산 가까이 이동하는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 월스트리트 저널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WSJ에 “특별히 위장하거나 숨기지 않는다”며 “북한은 더는 제재 감시를 피하려고 애쓰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직접 운송은 2017년 제재 채택 이후 처음 목격하는 큰 변화”라고 말했다.

그간 북한은 베트남 인근 통킹만으로 몰래 이동한 뒤 석탄을 해상에서 다른 선박으로 옮겼다가 중국으로 이동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왔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건너뛰게 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수출량도 늘릴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북한이 올해 1∼9월 410만 미터톤(MT)의 석탄을 수출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의 한 관리는, 2017년 유엔 안보리의 석탄 수출금지 제재 이전의 비슷한 기간과 비교할 때 5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유엔 제재로 금지된 석탄을 수출해 올해 3분기까지 4,000억원 안팎의 수입을 챙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석탄이 톤당 80∼100달러에 팔렸다고 가정해, 올해 북한의 석탄 수출액이 3억3,000만∼4억1,000만 달러(약 3,585억∼4,455억원) 범위라고 추정했다.

WSJ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북한이 중국과의 육로 국경을 닫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석탄 수출은 더욱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북ㆍ중 불법거래 증가는 내년 초 임기를 시작하는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에 특별한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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