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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랴부랴 병상 늘려봐야 ... "병상에 들어갈 의료인력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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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랴부랴 병상 늘려봐야 ... "병상에 들어갈 의료인력 태부족"

입력
2020.12.11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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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전문인력 미리 키웠어야"

지난달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충남 공주 푸르메요양병원에서 보건소직원들이 임시 격리시설인 공주유스호스텔로 경증 입원환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충남 공주 푸르메요양병원에서 보건소직원들이 임시 격리시설인 공주유스호스텔로 경증 입원환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뉴스1


"국가적 재난을 함께 극복하자는 마음으로 동참했는데, 100만원도 안되는 수당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누가 자발적으로 의료진에 합류할 지 의문이에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약 두 달 여간 서울 한 의료시설에서 간호 지원을 한 A씨는 10일, 이렇게 성토했다. A씨는 지금도 '격려 수당'을 받지 못했다. 1월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한 3만4,000여명의 의료진에 하루 3만9,500원의 금액을 지급하는 내용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된 지 석 달이 지났는데도 그렇다. 구청은 "참가자를 확인하고 분류하는 작업 중"이란 말만 반복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파견 모집'이다. 지난 2,3월 대구를 중심으로 한 1차 유행 때처럼 의료진의 자발적인 참여를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1차 유행 시기와 달리 의료계 반응은 싸늘하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부터 간호인력 모집을 시작했다. 하지만 협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요청도 있고 워낙 다급한 상황이라는 건 알겠는데, 지원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 큰 기대를 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병상은 컨테이너를 개조해서라도 만든다지만, 치료를 맡을 의료진이 없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적은 특히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애국심에 기댈 단계를 넘어섰음에도, 중환자를 전담할 숙련된 인력들을 키우지 않았다"는 정부 비판으로 이어졌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의료기관에 파견 나간 간호사는 469명이고, 그간 누적된 파견희망 간호사는 4,000여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코로나19와 감염병의 특성을 잘 알고 대처할 수 있는 '유효한' 신청규모는 10분의 1 정도로 본다. 더구나 중환자실 경험이 있는 인력은 106명 정도다.

코로나19 간호사 파견 현황

코로나19 간호사 파견 현황

그마저도 한계가 있다. 파견인력은 아무래도 환자 정보, 기존 인력과의 팀워크에서 다소 부족할 수 밖에 없다. 한만호 간호협회 정책전문위원은 "파견인력을 받더라도 보조적인 역할에 그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근무 중인 인력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보상책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코로나19 치료에는 인력이 갑절로 필요하다. 코로나19 병상에는 일반 병상의 2배 정도, 중환자의 경우 2.5배 정도 인력이 더 들어간다. 장시간 무거운 방호복을 입은 채 근무해야 하는 특성 때문이다.

그러니 코로나19 초기야 그렇다 쳐도, 장기화되면서 미리 준비를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이미 기존 의료 인력들은 높은 노동 강도와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규 인력이라도 6개월 정도 집중교육을 시키면 중환자 병상 투입이 가능한데,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제형 고려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점전담병원 같은 곳을 몇 개 지정해 환자들을 모아서 치료하면 의료진 개개인에게 가는 부담은 분산될 수 있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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