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복 소송에 직접 동참하겠다고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연방대법원이 부정선거를 바로잡을 수 있다”며 압박에 나섰다. 대선 전에 대법원을 보수 우위 지형으로 바꿔놓은 그가 ‘우군’으로 여기는 이 곳에 대선 결과를 바꾸는 판단을 내리라고 촉구한 것이다. 텍사스주가 대법원에 제기한 '경합주 대선 결과 무효 소송'에는 공화당 하원의원 106명도 가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대법원은 미국 역사상 최대 선거 부정에서 우리나라를 구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며 “78%의 사람들이 이번 선거가 조작됐다는 것을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명함과 용기!’라는 트윗도 날렸다.
그는 또 트위터에 자신이 이겼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 하며 “각 경합주에서 수십만 표의 합법적인 투표로 진 사람에게 어떻게 선거를 내줄 수 있나”라고 강조했다. 본인이 주장하는 합법 투표만을 계산할 경우 바이든 당선인이 패배하는 만큼, 정권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어떻게 한 국가가 불법 대통령에 의해 운영될 수 있느냐”라고도 했다.
이번 메시지는 이날 공화당이 장악한 주(州)의 법무장관들과의 백악관 오찬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이들 장관은 텍사스주가 제기한 4개 경합주 대선 결과 무효 소송을 지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텍사스주는 지난 8일 공화당 소속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 명의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4개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이용해 투표 절차를 위헌적으로 변경하고 우편투표 숫자를 늘렸다며 이들 주의 선거인단 투표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텍사스주 소송에는 공화당이 장악한 17개 주도 동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소송에 원고로 참여하게 해달라고 연방대법원에 전날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방대법원 압박은 그가 대법원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직전에 민주당의 반발 속에서도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임명을 강행했는데, 이에 따라 미 대법원은 기존 보수 5, 진보 4명 구도에서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보수색이 강화됐다. 그러나 이같은 그의 '노력'에도 대법원이 트럼프의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지난 8일 연방대법원은 펜실베이니아주의 대선 우편투표를 무효화 하려고 공화당 의원들이 낸 소속을 기각했다.
한편 이날 텍사스의 ‘경합주 대선 결과 무효 소송’에는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106명도 가세했다. 이들은 소송을 지지하기 위해 법원에 낸 소견서에서, “대선 과정에서 있던 위헌과 변칙이 선거 결과와 미국 선거 시스템의 진실성에 의구심을 드리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텍사스가 지목한 4곳의 경합주가 즉각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미시간주 법무장관 데이나 네슬은 “미시간의 선거는 끝났다”며 “텍사스는 이 문제의 이방인으로 주장이 받아들여져서는 안되고, 사실에 기반한 근거나 타당한 법적 기반이 없는 전례 없는 도전”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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