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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철인왕후'... 논란된 "조선왕조실록 지라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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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철인왕후'... 논란된 "조선왕조실록 지라시" 삭제

입력
2020.12.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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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방송된 tvN 판타지 사극 '철인왕후'에서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 운운해 논란이 불거졌다. 방송 캡처

지난 3일 방송된 tvN 판타지 사극 '철인왕후'에서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 운운해 논란이 불거졌다. 방송 캡처


tvN 드라마 '철인왕후' 제작진이 역사 훼손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극 중 내레이션 '조선왕조실록 한낱 지라시네'를 다시 보기 영상 서비스에서 삭제했다. 판타지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한 세계문화유산을 '지라시' 운운하며 깍아내려 시청자 비난이 쏟아진 데 따른 조치다. 지난 13일 문제의 방송이 나간 후 하루 뒤인 1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엔 역사 왜곡 등을 이유로 600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

'철인왕후' 제작진은 논란이 된 대사에 대해 16일 "해당 표현이 부적절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여 문제 된 내레이션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13일 중전 소용(신혜선)과 철종(김정현)의 첫날밤 장면에서 비롯됐다. 방송에서 철종은 "잠자리가 예민하니 멀리 떨어져 자라"고 홀로 잠자리에 들었고, 이를 본 소용은 "주색으로 유명한 왕의 실체가...조선왕조실록 한낱 지라시네"라고 했다. 방송이 끝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 등 온라인엔 '역사 패러디가 선을 넘었다'는 내용의 비판 글이 쏟아졌다. 드라마를 보는 청소년에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데다,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해외 팬들에게도 악역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드라마 제작진은 풍양 조씨 종친회로부터 "왜곡이 지나치다"며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극중 신정왕후 조씨를 미신에 심취한 캐릭터로 그려,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극중)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표현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드라마는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8%를 웃돌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방송 전부터 원작을 쓴 중국 작가가 전작에서 '혐한' 성향을 보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드라마가 화제가 되면서 더욱 구설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인 '태자비승직기'를 쓴 작가 선등은 전작 '화친공주'에서 '몽둥이로 때려 줄 한국 놈들' 같은 대사나 등장인물이 식탁보를 몸에 두르며 '한복'이라고 말하는 상황을 설정, 국내 네티즌으로부터 '한국을 비하한다'는 불만을 사 왔다.

이를 두고 제작진은 "원작 소설이 아닌 웹드라마의 리메이크 방영권을 산 것이고, 계약 당시에는 원작 소설가의 또 다른 작품에 한국 관련 부정적 발언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해당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시청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원작과 차별화된 새로운 창작물로 보시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철인왕후'는 21세기 유명 요리사이자 바람둥이인 봉환(최진혁)의 영혼이 조선시대 철종의 비인 철인왕후 소용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판타지 사극이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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