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1,000명대를 이어가면서 불안한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자 정부는 뒤늦게 백신 접종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당초 안전성에 방점을 두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에 대해 말을 아껴왔던 보건당국이 “내년 2~3월 도입 후 시차 없이 신속하게 접종할 수 있게 하겠다”며 2021년 1분기 접종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는 계약을 마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한정된 계획이다. 일부 백신들은 계약과 물량 확보 상황이 여전히 불분명해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 참석해 “내년 1사분기 중반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시작으로 얀센(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이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라며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국내 도입에 맞춰 접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령자, 요양시설 같은 집단시설 거주자, 만성질환자, 보건의료인 포함 사회 필수 서비스 인력 등이 먼저 맞게 된다.
더불어 임 국장은 최근 정부가 확보했다고 발표한 총 4,400만명분 백신이 “내년 4분기 안에 국내에 100% 공급된다”고 못 박았다. 최종 계약이 완료된 아스트라제네카(1,000만명분) 이외에 존슨앤드존슨(400만명분) 백신은 이르면 내주, 화이자(1,000만명분)는 이달 안에 계약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은 국내 허가 검토에 들어갔다.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비임상(동물실험)과 품질 자료를 검토했고, 화이자 백신은 논의가 많이 진척돼 둘 다 사실상 허가 절차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4,400만명분 이외에 백신 물량을 더 확보하기 위해 미국 기업 노바백스와도 협의 중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모더나에서 공급받을 1,000만명분 백신 계약은 진척이 여전히 더디다. “내년 1월 중 체결이 목표”일 뿐 최종 계약 완료 시점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나머지 1,000만명분은 글로벌 백신 공동구매 기구인 ‘코박스 퍼실리티’를 통해 받아야 하는데, 어느 제품을 언제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정부는 당초 코박스 측에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백신을 도입하겠다고 의사 표명을 했지만, 현재 사노피-GSK 백신은 부작용 때문에 개발이 늦어져 선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임 국장은 “(코박스를 통해 들여올 백신은) 종류별 물량이 결정돼 있지 않다”며 “내주 코박스 측과 공급 시기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해외에서 속속 보고되고 있는 부작용도 부담이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차장은 “임상시험에 포함되지 않았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이 기저질환자들에게로 확대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화이자 백신은 알레르기와 안면마비, 모더나는 심한 관절통과 안면 처짐, 아스트라제네카는 척수염 등의 부작용 사례가 나왔다.
백신 도입과 접종 시기, 안전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도, 사망자도, 위중증 환자도 나날이 늘고 있다. 1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062명이 발생했고, 11명이 사망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수도권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 122곳에서 전날 하루만 8만4,000여건의 검사가 이뤄졌다. 지난 10월 하루 5,000~7,000건에 머물던 검사량이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가지 않고도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도 “(3단계 상향에 필요한) 실무 준비를 하고 있고, 국민들이 준비할 수 있는 여유를 고려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