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발자 초봉 올리자 네이버, 카카오 등도 상향
IT 사업 영역 확대,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 진화
개발자 수요 증가…AI 개발 인력은 '부르는 게 값'
유능한 개발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중심인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사이에서도 귀한 몸이다. 똑똑한 개발자 확보 여부가 기업의 성공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유능한 개발자 영입을 위해 업계 최고 연봉도 과감하게 제시하는 배경이다. 최근 한국의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 민족)'에서도 이런 움직임은 활발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라인은 내년 신입 개발자 계약 연봉을 5,000만원 수준까지 상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은 구체적인 초봉 수준을 공개하진 않지만, 기존 대비 10% 가량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임직원에게도 연봉 인상 효과가 돌아갈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들어 개발자 연봉 인상 움직임이 잇따라 포착된 이유는 쿠팡 때문이다. 지난 하반기 개발자 공채에서 쿠팡에서 구직자들에게 연봉 6,000만원을 제안했단 소식은 업계에 충격을 가져왔다. 앞서 쿠팡에선 지난 6월 경력 개발자 200명을 채용하면서 입사 보너스로 5,000만원 지급 약속도 제시했다.
기본적으로 개발자들은 일반 직군 임직원보다 1,000만원 이상 높은 연봉을 받는다. 이미 배달의 민족도 개발자 초봉으로 5,000만원 이상을 책정하면서 '네카라쿠배' 신입 개발자는 성과급 포함해 5,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가져간다. 취업포탈 잡코리아에 따르면 대기업의 올해 대졸 신입 연봉은 평균 4,130만원이다.
개발자에게 제시된 이런 파격적인 대우는 급등한 수요 때문이다. 각 기업에서 사업 영역을 커머스와 핀테크, 모빌리티 등으로 확대하면서 필요한 개발 영역도 확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사회로의 진화 속도도 빨라지면서 기존 금융, 제조 기업들도 사업 영역에 IT를 접목하고 있다. 특히 머신러닝, 딥러닝 등 인공지능(AI) 관련 업무가 가능한 개발자 영입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반면 서울대, 카이스트 등 최상위 대학의 컴퓨터공학과 등 졸업생들의 취업 1순위는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이다. 그만큼 이들을 데려오기 위해선 더 높은 연봉과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 취업 1순위 기업들의 1~2년차 직원 중 '네카라쿠배'로 이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년 1월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ㆍ옛 PS) 규모를 올해 한 달 이상 앞당겨 미리 공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기본급을 낮게 책정하는 대신 최대 연봉의 절반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연 1회 지급하고 있다. 내년 초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임직원은 연봉의 44~46%를 보너스로 받는 반면 생활가전 부문은 연봉의 28~34%가 성과급으로 책정됐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카라쿠배 기업들은 높은 연봉과 함께 자유롭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분위기로 기존 대기업 직원들의 '꿈의 기업'이 되고 있다"며 "각 기업들이 서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개발자 몸값이 더욱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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