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맛' 초코파이, 고수 넣은 김치
'현지화 전략'으로 베트남 시장 인기↑
"'매운맛 고수' 베트남인도 한국 매운 맛은 힘들어"
국민 간식 초코파이와 한국의 전통음식 김치가 베트남에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언뜻 공통점이 없는 두 음식이 베트남에서 꾸준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밀은 다름 아닌 ‘현지화 전략’에 있다. 1974년 출시 이후 남녀노소에게 사랑 받아온 초코파이는 국민 간식 반열에 오른 뒤 세계 각국으로 시장을 넓혔다.
1995년 베트남에 첫발을 내 디딘 오리온은 2006년 호치민 미푹공장, 2009년에는 하노이에 제2공장을 가동하며 베트남 내 입지를 강화했다. 특히 현지인 입맛에 맞춰 2017년 ‘초코파이 다크’를, 지난해에는 ‘초코파이 복숭아맛’을 출시했고, 올해에도 ‘초코파이 요거트맛’을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최근 10년 간 연평균 9% 넘는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기준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초코파이 점유율은 약 70%에 달한다.
'한국인의 매운 맛' 김치도 베트남에 맞게 변신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실 베트남인은 ‘매운맛의 고수’다. 청양고추보다 12배 더 맵다는 베트남 고추는 살충제로 활용할 정도다. 이렇게 매운 고추를 베트남인은 쌀국수와 분짜 등에 듬뿍 넣어 먹는다.
하지만 매운맛 고수 베트남인들도 한국 김치는 유독 맵다고 느낀다. 매운맛이 한번에 확 올라왔다가 사라져 ‘단타 매운맛’으로 불리는 베트남 고추와 달리, 한국 김치는 혀끝을 얼얼하게 만드는 매운 맛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이런 매운 맛의 차이를 공략해 김치 현지화에 성공했다. 김치 속 등 재료나 담그는 법은 거의 비슷하고, 매운 맛이 살짝 덜한 것이 차이점이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최우영 연구원은 “베트남식 젓갈 ‘느억맘’과 절임채소 ‘유어까이’와 같은 발효식품이 친숙한 베트남 소비자들은 한국식 김치 고유의 맛과 형태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편”이라며 “강한 매운 맛을 연상시키는 빨간 색감이 베트남 소비자에게 허들 요소로 작용해 맵기를 조정하고 현지화 했다”고 설명했다.
또 종교적 신념으로 동물성 원료를 먹지 않는 소비자를 공략해 베지테리언 김치와 베트남 현지 향신채소인 고수를 넣은 고수김치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K-푸드가 베트남 현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해외 김치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15% 이상 성장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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