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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 줄…" 갑자기 등장한 이촌역 조형물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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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 줄…" 갑자기 등장한 이촌역 조형물 어떻게 생각하세요

입력
2020.12.22 16:40
수정
2020.12.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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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색 띄고 빨간색 궁서체 북한 연상시켜"
일부 주민 "흉물스럽다" 비판…철거 요구도
용산구 "설치 불가 대상… 단체에 철거 요청"

22일 서울 용산구 이촌역 4번 출구 앞에 대형 조형물이 설치돼있다. 윤한슬 기자

22일 서울 용산구 이촌역 4번 출구 앞에 대형 조형물이 설치돼있다. 윤한슬 기자

서울 용산구 이촌역 4번 출구 앞에 설치된 조형물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관을 해치는 데다 조형물에 설치된 조명의 전기 사용료를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이촌역 앞 도로에 문제의 조형물이 등장한 건 지난 15일. 이촌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협의체)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차원에서 설치했다. 협의체는 지역사회 복지 향상을 위해 민관이 협력해서 만든 단체다.

조형물에는 '축 성탄'이라는 문구와 함께 아기 예수의 탄생을 의미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좌우 양쪽 끝엔 빨간색 궁서체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잘 지킵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코로나 사태와 연말 분위기를 반영한 평범한 메시지이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보기 불편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형물 자체가 종교색을 띄는 데다, 빨간색 궁서체 문구가 북한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이촌동 주민 김규인(18)양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기는커녕 빨간 글씨 때문에 기괴해 보인다"고 말했고, 주민 김용일(42)씨도 "조형물이 특별한 의미가 없어 보이는데, 설치비용을 다른 곳에 썼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 이촌역 4번 출구 앞에 설치된 조형물 양끝에 빨간색 궁서체 문구가 적혀 있다. 윤한슬 기자

서울 용산구 이촌역 4번 출구 앞에 설치된 조형물 양끝에 빨간색 궁서체 문구가 적혀 있다. 윤한슬 기자

일부 주민들은 이촌동 지역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의견을 모아 관할 주민센터에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해당 조형물이 불법인 것으로 파악된 데다, 혈세로 전기를 공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주민들 불만이 커진 것이다.

용산구청은 조형물을 설치하기 이전에 주민센터로부터 설치 여부에 대한 문의를 받고 "허가 대상이 아니어서 설치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나 주민센터에선 "허가 대상이 아니다"라는 말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설치 작업이 진행됐다.

이촌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구청 의견을 반대로 해석했는데, 현재까지 검토한 바에 따르면 자진 철거 대상이 맞다"고 밝혔다. 다만 주민센터 차원에서 설치한 것은 아니고, 구청이나 서울시 보조금으로 진행한 사업도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형물에 연결된 전기는 용산구에서 공급해 비용을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센터에서 조형물을 설치하기 이전에 구청에 전기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했기 때문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주민센터 요청을 받고 구청에서 분전함을 설치해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데, 전기요금을 따로 산출하기는 어렵다"며 "협의체가 조형물을 자진 철거할 수 있도록 주민센터에 요청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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