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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말라는데도...변창흠, 중대재해법 농성장서 '기습'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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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말라는데도...변창흠, 중대재해법 농성장서 '기습' 사과

입력
2020.12.22 21:20
수정
2020.12.2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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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 잘못...너무 가볍게 얘기해 후회스럽다"
단식 농성자들 "구의역 김군에게 사과하라"

변창흠(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산업재해 유가족들을 사과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변창흠(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산업재해 유가족들을 사과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중인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등에게 사과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 당사자이자 비정규직이었던 김군에 대한 막말에 대해서다. 농성장에는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와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12일째 단식 중이다. 하지만 이들은 “구의역 사고 희생자인 김군과 유가족에게 직접 사죄하라”며 15분 만에 변 후보자를 돌려보냈다. 유가족들은 원하지 않았는데 변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사죄와 반성의 증거가 필요했느냐"고 비판했다. "우리는 그 사죄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김미숙씨 등의 발언도 공개했다.

다음은 변 후보자와 유가족들의 대화 내용.

▷유가족 = “변 후보자님이 공기업에 계셨다. 발전소와 마사회 등에서 사람이 계속 죽어나간다. 같은 공기업이지만 책임자들은 전혀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

▶변 후보자 = “저도 공기업을 운영하며 ‘생명을 살리는 것만큼 중요한 경영은 없다’라고 많이 강조했다. 예산과 조직으로, 실제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공사(SH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던 2016년 구의역 사고와 관련 “걔(김군)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변 후보자는 사과를 위해 김군 유가족들과 동료들을 만나겠다고 했다 거부당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 “구의역 사고를 개인의 사고, 개인의 잘못이라고 보나.”

▶변 후보자 = “제가 건설 쪽에 대해서는 (김군에 대한 발언과 같은) 그런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다. 그런데 다른 분야인 교통 쪽에서는 너무 가볍게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강 원내대표 = “그래서 (구의역 김군) 개인의 실수라고 생각하나.”

▶변 후보자 = “아니다. 시스템이 설계가 돼야 한다.”

▷강 원내대표 = “그럼 그때의 잘못은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

▶변 후보자 = “맞다. 100번 잘못했다. 특히 고인과 유족이 계시는데, 그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후회스럽고 죄송스럽다.”



변창흠(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중인 정의당 단식농성장을 찾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변창흠(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중인 정의당 단식농성장을 찾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유가족 = “건설 현장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많이 죽는다. 말로만 하니까 실질적으로 (재발 방지가) 안됐다.”

▶변 후보자 =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나도 그 다음 해 (해당 업체의) 입찰 참여에 거의 제약이 없다. 재해를 일으킨 기업은 아예 못 들어오게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유가족 = “저희는 변 후보자님이 여기 오시는 것을 정중히 거절했다. 구의역 사고 희생자인 김군과 그 유가족께 직접 사죄를 요청하는 게 진정성 있는 모습이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 = “유가족들이 단식하신지 오래돼 기력이 없는데, 카메라 앞에 세워두고 소위 ‘그림' 찍으로 온 상황이 부적절하다.”

▶변 후보자 = “직접 (김군) 유족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 죄송하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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