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울증만이 아니다'...코로나 고립이 가져온 신체 변화는?
알림

'우울증만이 아니다'...코로나 고립이 가져온 신체 변화는?

입력
2020.12.26 13:00
0 0

탈모·생리불순·체취 변화 호소하는 이 늘어
고립 생활 길어진 데 따른 스트레스 증가 등 원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회의에 참여하던 중 흰머리가 부쩍 늘었음을 알게 됐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지 모른다.'

미국 온라인매체 복스는 22일(현지시간) "2020년의 고립 생활이 우리 신체에 이상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길어져 외부 활동이 제한을 받으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속 '집콕' 장기화에 따른 신체 변화가 우울증만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복스는 "올해 겪은 스트레스와 많은 변화가 탈모·흰머리 증가·생리불순 등의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인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타인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없을 때 인체는 스트레스가 높아진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분석이다.

①생리불순? 당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메리 제인 민킨 예일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복스에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전보다 많은 환자들이 생리 불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원인은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는 불안감이다. 민킨 교수는 "스트레스가 생리 주기를 관장하는 뇌 시상하부 기능 이상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8월 말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6개월 동안 생리 불순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었다"는 베스 슈워츠 필라델피아 토머스제퍼슨대병원 박사의 말을 전하면서 많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생리주기 변화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코로나19 팬데믹과 생리주기의 연관 관계를 밝힌 연구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이에 주목하는 목소리가 의료 현장에서는 꾸준히 나오고 있는 셈이다.

다행히 이 같은 현상은 스트레스가 줄면 곧 사라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생리 불순이 만성적으로 나타나거나 생리 횟수가 1년에 8회 미만이라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②흰머리 늘고 탈모까지...겉모습 변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달 초 미국 피부과학회지 JAAD에 발표된 쇼샤나 마몬 뉴욕의과대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의 피부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 8월 휴지기 탈모증(TE) 환자가 400% 늘었다.

휴지기 탈모증은 성장기 모낭이 휴지기로 들어서면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일시적 증상으로 스트레스 발생 후 2~4개월 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탈모 사례 증가가 3월 뉴욕의 코로나19 사례 급증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흰머리와 스트레스의 상관 관계를 밝힌 연구는 올해 초 하버드대 교수팀이 수행했다. 검은 쥐에게 캡사이신 계통의 매운 물질을 주입해 스트레스에 노출시키자 털이 하얗게 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트레스를 받은 쥐가 멜라닌 줄기세포의 세포 분열을 유도하는 노르아드레날린 과분비를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흰머리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도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피부과 전문의인 실피 케타르팔은 "스트레스로 흰머리가 늘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며 "요가·명상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③내 몸에서 냄새가? 생활방식 변화는 체취의 변화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십명 수백명과 접촉하는 삶 대신 극소수의 사람과 집에 머물게 된 생활 방식의 변화는 피부 미생물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피부 미생물은 몸의 체취와 관련이 있다. 생물학자인 롭 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는 "몇 주 동안 소수의 사람들과 미생물을 맞바꾸면 그들의 냄새가 나에게서 날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달라진 옷차림도 미생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크리스 캘러워트 벨기에 겐트대 연구팀에 따르면 의류 소재에 따라 세균 증식이 달라지는데,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 섬유의 악취 발생 가능성이 면보다 더 높다.

줄리 호바스로스 노스캐롤라이나센트럴대(NCCU) 교수는 "사람들은 이제 멋진 셔츠 대신 트레이닝복을 더 많이 입는다"며 "당신의 옷 선택은 당신에게 어떤 미생물이 자라고 얼마나 머무는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