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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잡히지 않겠다”… 중국이 러시아와 ‘군사동맹’ 꺼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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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잡히지 않겠다”… 중국이 러시아와 ‘군사동맹’ 꺼리는 이유는?

입력
2020.12.25 05: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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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폭격기 한반도 동시 투입... 러와 결속 과시
군사협력 최고조, '끝판왕' 군사동맹에는 주저
'전략적 유연성' 상실 우려, "최후의 선택" 남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브라질에서 만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브라질리아=신화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브라질에서 만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브라질리아=신화 뉴시스


“중국과 군사동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10월 발언이다. 두 달 뒤 양국은 공중 화력의 상징인 전략폭격기를 동시에 투입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휘젓고 다녔다. 최고조로 치닫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수준을 감안하면 안보 결속의 ‘끝판왕’ 군사동맹까지 거론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현재의 협력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미국에 맞서 국제사회의 우군을 끌어들이려 총력을 다하는 중국이 왜 유독 군사동맹에는 부정적일까.

러시아 국방부가 22일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들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연합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러시아 수호이(Su) 전투기가 중국 H-6 폭격기를 호위하는 모습. [러시아 국방부 유튜브 캡쳐 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가 22일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들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연합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러시아 수호이(Su) 전투기가 중국 H-6 폭격기를 호위하는 모습. [러시아 국방부 유튜브 캡쳐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미국과 일본처럼 군사동맹을 맺으려면 공동의 위협과 가치, 상호이익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미국의 패권주의와 아시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와 같은 미국 주도 집단 안보체제에 강력 반대한다. 사회주의 정치이념을 공유해 가치관의 이질성도 적은 편이다. 러시아가 수출하는 군사장비의 12%(2018년 기준)는 중국으로 향한다. 양국은 2017~2020년 군사협력 로드맵을 통해 안보 의존성을 높였다.

그런데 이익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중국은 러시아와 군사동맹으로 묶이면 전략적 유연성이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24일 글로벌타임스에 “나토와 대립하는 러시아가 유럽연합(EU)과 충돌할 때 동맹이라는 이유로 중국이 끌려간다면 유럽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강대국 간 군사동맹은 구시대적이고 경직된 협력 모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시진핑(왼쪽부터)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6년 10월 인도 고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앞서 인도 전통복장을 입고 환담하고 있다. 고아=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왼쪽부터)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6년 10월 인도 고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앞서 인도 전통복장을 입고 환담하고 있다. 고아=로이터 연합뉴스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중국의 동맹이라면 인도는 미국 편으로 더 쏠려 중국과의 긴장수위를 높일 수도 있다. 인도는 러시아에 우호적이지만, 국경을 맞댄 중국과는 유혈사태를 감수하며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맹은 중국의 입장에서 러시아라는 완충재를 잃는 독배나 다름없다. 군사 억지 측면에서도 러시아는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국은 미국의 항공모함과 중거리미사일을 최대 위협으로 여기고 있어 이해 관계에 간극이 존재한다.

특히 중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미국과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를 정조준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러시아와 지나치게 밀착하는 건 적잖은 부담이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중국 광둥성 규모에 불과해 경제 격차가 큰 것도 러시아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양진(楊進)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촉발한 전쟁에 내몰려 나란히 싸우도록 강요당하는 최악의 경우가 아닌 한 군사동맹은 최후의 선택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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