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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자선냄비'...거리두기 강화에 기부 손길도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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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자선냄비'...거리두기 강화에 기부 손길도 꽁꽁

입력
2020.12.26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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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100도 넘던 지역 사랑의 온도탑 올해 37.7도
3분기 '비영리단체로 이전지출' 10.4% 급감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부산 중구 남포동 거리가 예년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부산 중구 남포동 거리가 예년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에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얼어붙었다. 올해 내내 사회단체 기부금이 줄어든 데 이어 연말과 성탄 대목 기부 손길도 크게 위축됐다.

25일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모금액은 2,211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목표액을 4,257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낮췄음에도 사랑의 온도탑 온도계 기준 63.2도에 그친 것이다.

모금회 관계자는 "63.2도까지 온도계가 올라간 것도 대기업의 기부가 평소보다 이른 시기에 이뤄진 덕"이라며 "개인 기부가 주를 이루는 지역 모금회 온도 평균은 37.7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구세군 자선냄비본부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달 23일까지 집계된 12월 자선냄비 거리 모금액은 16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22억5,000만원) 대비 25.3%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자선냄비 모금소가 지난해 328개에서 올해 250개로 축소됐고, 자원봉사자도 작년의 절반 수준인 2만3,000명만 참여한 영향을 받았다.

사실 '차가운 인심'은 연말 만의 현상이 아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종교·사회단체 기부금 등을 뜻하는 '비영리단체로 이전지출'은 올해 7~9월 가구 평균 10만원으로 전년 동기(11만1,000원) 대비 10.4% 급감했다. 3분기 기준 해당 항목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올해 2분기 비영리단체로 이전지출(10만2,000원) 역시 1년 사이 11.5%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면 예배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종교단체 성금이 줄고, 일반적인 기부도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종교단체에 돈을 건넬 기회 자체가 적어졌고,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자 기부 먼저 줄었다는 얘기다.

비영리단체들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이 같은 상황을 체감하고 있었다. 공익경영센터가 지난 6월 발간한 '코로나19 사태가 비영리단체에 미친 영향과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117곳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기간 기부금 등 재정 수입이 작년보다 축소됐다'는 응답은 61.5%에 달했다. 재정 수입이 11~30% 줄었다는 단체가 48.6%로 가장 많았고, 71% 이상 줄었다는 단체도 9.7%에 달했다.

여기에 가족, 친척 만남이 자제되면서 가구 간 주고 받는 용돈, 생활비를 뜻하는 '가구 간 이전지출'은 3분기 18만4,000원으로 28.7% 급감했다. 이에 따라 가구가 비영리단체나 가족으로부터 받은 '사적 이전소득'은 4.3% 줄어든 21만4,000원에 그쳤다. 특히 소득 하위 20%(1분위)의 사적이전 소득은 18만4,000원으로 6.8%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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