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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가 뭔 청년?" "40대 못 잃어"...與지도부 '세대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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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가 뭔 청년?" "40대 못 잃어"...與지도부 '세대론 충돌'

입력
2020.12.27 18:00
수정
2020.12.27 23:3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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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만 45세는 중년입니다. 어떻게 청년입니까. 만 39세로 내려야죠. 이거 하나 바꾸지 못하면서 무슨 혁신입니까.” (김종민 최고위원)

“쉽게 결론 내릴 문제가 아닙니다. 40대 생각은 안 합니까.” (김태년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 연령 기준’을 두고 충돌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이 단장인 '2020더혁신위원회'(혁신위)는 ‘만 45세(1974년생) 이하’인 당헌·당규상 청년 기준을 만 39세로 내리자고 제안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그렇게 되면 40대가 소외된다. 우리 핵심 지지층인 40대를 배려해야 한다"고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청년 기준을 낮추지 못하는 속내, 무엇일까.

"2030만 청년...혜택 몰아 줘야"

혁신위의 시선은 2030 세대에 꽂혀 있다. 민주당은 공천, 당직 인선 등에서 '청년'을 배려하는데, 수혜 대상을 '진짜 청년'으로 좁혀야 2030 세대의 마음을 살 수 있다고 본다. 목소리 큰 40대가 청년 타이틀을 달고 청년 대표로 활동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혁신위 관계자는 27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각 세대 중 20대의 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낮다"며 "청년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하고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의 이런 발상엔 민주당의 나이듦에 대한 걱정이 깔려 있다. 2030대가 외면하는 정당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54.5세이고, 2030 의원은 174명 중 7명(4%)에 불과하다. 만 40~45세 의원은 9명(5.2%)이다.


이낙연(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월 9일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전국청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장경태(앞줄 왼쪽 네번째) 전국청년당 위원장, 박성민 (앞줄 오른쪽 네번째)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오대근 기자

이낙연(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월 9일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전국청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장경태(앞줄 왼쪽 네번째) 전국청년당 위원장, 박성민 (앞줄 오른쪽 네번째)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오대근 기자


혁신위는 현재 청년 기준인 ‘만 45세’에 생물학적,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열린우리당 때 청년 기준은 만 39세, 새정치민주연합 초기에는 만 42세였다"며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2030 세대는 대체로 정치 무관심층으로 분류된다. 총선,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청년 기준을 충족하는 당원과 후보를 찾다 보니, 각 정당이 청년 기준을 점점 높여 왔다. 국민의힘은 만 44세, 국민의힘 청년당은 만 39세, 정의당은 만 35세까지를 청년으로 본다.

"40~45세 붙들어 두려면 불가피"

민주당 지도부는 청년 기준을 내리는 것에 소극적이다. 청년 기준을 낮추면 40~45세가 당내 공천에서 최소 10%의 가산점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40대는 여권 지지층 중 ‘핵심 중의 핵심’인 만큼, 이들을 붙잡아 두려 하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40대는 인구가 많고, 우리당 지지율도 높고, 2030보단 각종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크다"며 "이들이 이탈하면 최근 하락세인 당 지지율을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39세 이하 청년 당원은 인원수부터 적고, 이 기준에 맞는 ‘청년 후보자’는 더욱 찾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있다.

결국 ‘청년 기준 조정’ 안건은 당 지도부의 반대에 가로막혀 다시 혁신위로 돌아갔다. 혁신위 관계자는 “‘사람이 없다’ ‘40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댈 게 아니라, 미래를 보고 청년을 끌어 모아야 하는 시기인데 아쉽다"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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