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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년인터뷰] “코로나 승자는 중국…경제 다급한 美가 먼저 손 내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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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년인터뷰] “코로나 승자는 중국…경제 다급한 美가 먼저 손 내밀 것”

입력
2021.01.01 04:30
수정
2021.01.01 11:5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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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보 중국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
"美, 정치 바이러스에 감염...적대감 조장
경제 손해 만회하려 中과 관계개선 절실
韓·日, 중국 이익 훼손하면 좌시 않을 것
코로나로 동아시아가 글로벌 중심 부각
韓·中, BTS 논란 부정적 여론 통제해야"

중국 최고의 미국 전문가로 꼽히는 우신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 우 원장은 '2021년 미중관계와 국제정세 전망'을 주제로 진행된 한국일보 신년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경쟁에서 중국이 승리할 것"이라며 "미국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대결을 부추겨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감수한 전임자와 달리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최고의 미국 전문가로 꼽히는 우신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 우 원장은 '2021년 미중관계와 국제정세 전망'을 주제로 진행된 한국일보 신년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경쟁에서 중국이 승리할 것"이라며 "미국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대결을 부추겨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감수한 전임자와 달리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가뜩이나 험악하던 미국과의 관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최악으로 치달았다. 반면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는 20일 조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중국은 또다시 대미 관계의 변곡점에 서 있다.

우신보(吳心伯) 중국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은 한국일보 신년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경쟁의 승자는 중국”이라고 단언했다. 또 “적대감을 부추기며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자초한 전임자와 달리 미국의 새 대통령은 중국과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의 동맹 중시 기조와 관련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국가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동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했다”고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우 원장은 미국의 대중 관계와 아시아태평양 정책에 정통한 중국 최고 전문가로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주임, 상하이시 국제관계학회 부회장과 미국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코로나 백신 경쟁에서 어느 쪽이 이길 것 같나.

“승자는 효과적인 백신을 빨리 개발해 국내에서 대규모로 사용하고 국제사회에서 백신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나라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지 못하고 다른 국가와도 협력하지 않는다면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미 백신에 공평하게 접근하는 각국의 권리를 강조했다. 미국이나 러시아와 다르다. 중국은 많은 국민을 상대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서 해외에도 상당한 물량을 제공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인데 왜 협력하지 못하나.

“일부 국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하고, 국제협력을 원하지도 않고, 심지어 전염병이 가장 심각한 상황에서 세계보건기구(WHO)를 탈퇴했다. 지도자가 무능하고 도덕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한들 정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만은 확실하다.”

-코로나19가 미중 패권 경쟁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미국의 대중 정책이 강경 일변도로 치달았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자 비웃으며 경제 침체와 정치ㆍ사회적 불안정을 기대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후에는 중국을 먹칠하고 공격하며 자신들의 방역 무능을 덮으려 했다. 심지어 중국을 징벌한다는 구실로 도발하고 제재를 가했다.”

-코로나 이후의 국제질서는 어떻게 바뀔까.

“가장 두드러진 건 코로나19로 동아시아의 지위가 크게 높아졌다. 경제블록의 중심이 아시아로 옮아갔다. 지난해 동아시아 경제 규모가 처음으로 북미를 넘어서며 세계 3대 경제블록 가운데 선두로 올라섰다. 또한 동아시아는 방역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팬데믹은 세계화를 더디게 하지만, 역내 경제로 보면 주요 물자와 산업의 공급사슬을 최적화함으로써 협력을 오히려 가속화했다.”

-바이든 정부가 20일 출범한다. 중국과 최대 현안은 뭔가.

“무역과 기술, 금융 등 전방위로 치르는 중국과의 전쟁은 모두 경제적 이익과 직결돼 있다. 미국으로서는 무척 다급한 처지다. 미국이 중국과 계속 맞붙을 것인지, 아니면 협력을 병행하면서 갈등과 분쟁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바이든 집권 기간 미중 관계는 개선될 것 같나.

“트럼프 정부는 중국과 전략적으로 경쟁하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손해를 감수했다. 반면 바이든 정부는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회복, 기후변화 대응, 이란 핵 문제, 한반도 이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내고자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전임자와 달리 외교 경험이 많고 시야가 넓어 정치적 판단을 편협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을 중시한다. 중국에 큰 부담 아닌가.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더라도 중국을 겨냥하지 않길 바란다. 과거 경험에 비춰 만약 한국이나 일본이 미국을 고리로 중국의 이익을 훼손하면 중국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 남은 임기 동안 우려는 뭔가.

“중국을 향해 도발하거나 적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다. 가장 큰 우려는 미국이 국내 정치적 요구에 휘둘려 중국과 충돌하는 경우다. 미군 군함이 대만 항구에 정박하거나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중국도 군사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다.”

-대선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미중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없는데.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춰 최대한 빨리 접촉하길 바란다. 미중 관계 개선부터 논의해야 한다. 양국은 반드시 상호 발전 방향과 방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는데.

“한반도 비핵화에 국한해 논의하면 안 된다. 복잡한 문제다. 범위를 넓혀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 협력에 나서고, 군사적 적대감을 줄이는 모든 것이 비핵화에 긴요하다.”

-지난해 북한은 조용했다. 올해 도발 가능성은.

“북한은 경제 발전, 민생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외부환경을 개선하고 관련 국가와의 경제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북한의 이익에 부합한다.”

-BTS, 판다, 김치 등을 놓고 한중 관계가 껄끄러웠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고 상호 이해와 우의를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민간의 부정적인 여론을 통제하고, 언론 매체는 민주주의를 핑계로 과도하게 선전하며 주목 받으려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시진핑 주석 방한이 올해 가능할까.

“한중 관계 발전과 한반도 정세 긴장 완화에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통제된다면 가능한 일찍 한국을 방문할 것이다.”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인데.

“경제 협력이 해법이다. 향후 1~2년 안에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경, 공중보건, 인문 등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동북아 운명 공동체 의식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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