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장인들의 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도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발빠르게 움직인 곳이 삼성이다. 삼성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3월 삼성SDS 산하 멀티캠퍼스에서 ‘클래스 나우’라는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개발해 계열사 직원들의 정보기술(IT) 관련 교육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때맞춰 도입한 클래스 나우는 직원이 아닌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강좌를 개설하면서 ‘강의 테마파크’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의 온라인 교육은 독특한 장소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멀티캠퍼스는 세계적 공유 사무실업체 위워크와 손잡고 서울 선릉역 지점 7개층을 교육장으로 만들었다. 위워크가 교육장으로 활용하는 곳은 전세계 공유 사무실 지점 중 이 곳이 유일하다. 원래는 이 곳에서 삼성 계열사 직원들이나 외부 기업체 직원들이 모여 교육을 받았는데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교육이 중단됐다.
최근 방문한 멀티캠퍼스 교육장은 한산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용중인 강의실이 많았다. 강사들이 강의실마다 설치된 인터넷 방송 시설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었다. 다만 수강생들을 위한 각종 오락시설과 카페 등 휴식 공간은 텅 비어 있었다.
온라인 교육용으로 개발된 클래스 나우는 수강생이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없이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간편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온라인 교육은 주 5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종일 이뤄진다. 삼성 직원들은 각자 사무실에서 근무 시간 내내 업무를 하지 않고 컴퓨터로 교육을 받는다. 요즘은 삼성 직원들보다 외부인들이 유료 교육을 더 많이 받는다. 멀티캠퍼스 B2C 사업팀의 이소영 프로는 “전체 수강생 중 삼성 직원은 40% 밖에 되지 않는다”며 “홈페이지를 통해 외부인들도 얼마든지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스 나우가 외부인들에게도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양한 강좌 때문이다. 당장 기업에서 업무에 활용할 만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보안, 데이터 분석,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모바일 등 IT 교육 강좌와 일반인들도 흥미를 끌만한 주식, 부동산, 재테크 등 약 180개 강좌들이 개설돼 있다. 이 프로는 “부동산 절세 전략을 다룬 강좌가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IT강좌들은 최대 수강 인원이 10명을 넘어가지 않도록 조절해 실습 위주의 집중 교육을 실시한다. 인원이 적어야 강사가 수강생들의 실습을 일일이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수강생들이 원하면 자신들의 얼굴을 영상에 드러내지 않을 수 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한 조치다.
멀티캠퍼스는 코로나19 때문에 발견한 온라인 교육의 최대 장점으로 익명성을 꼽았다. 이 곳에서 자바 프로그래밍을 강의하는 채규태 교수는 “공개된 오프라인 강의실이라면 수강생들이 다른 사람에게 망신당할까봐 쉽게 질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온라인 교육은 클래스 나우의 1 대 1 대화 기능을 이용해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질문들을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멀티캠퍼스 강사진들은 온라인 교육이 집중도가 높아 코로나19를 떠나서 직장인들의 역량 개발에 더 적합하다고 본다.
멀티캠퍼스는 신년에 온라인 강의의 장점을 살려 강좌들을 더 늘릴 예정이다. 채 교수는 “수강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최신 기술 동향과 흐름을 반영한 강좌들을 더 개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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