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러시아대사, 푸틴 방중 분위기 띄우자
주러중국대사 "中,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
美 맞서 군사공조 강화 "미사일 대항조치"
중국의 가장 중요국가, 53% '러시아' 꼽아
“중국을 방문하는 첫 번째 외국 정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될 것으로 러시아는 기대한다.”
안드레이 데니소프 주중러시아대사의 29일 인터뷰 발언이다. 물론 당장이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억제되면’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유대관계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에 맞선 양국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28일 통화에서 “양국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로의 핵심이익을 지지하며 높은 수준의 신뢰와 우의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양 정상의 통화는 올해만 5번째다. 중러 정상이 직접 만난 건 2013년 시 주석 집권 이래 30차례가 넘는다.
미국의 정권 교체를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는 더욱 밀착하고 있다. 특히 군사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지난 22일 양국 군용기 19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동시 진입하는 무력시위를 벌였고, 앞서 15일에는 탄도미사일 및 우주로켓 발사 통보에 관한 합의를 10년 연장하며 전략적 동반자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시아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려는 미국을 향해 협공하는 모양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30일 “미국이 실제 미사일 배치를 진행하면 중러는 군사적 대항조치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서며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상호 경제 의존도를 높였다. 장한후이(張漢暉) 주러중국대사는 러시아 국영통신 스푸트니크에 “올해 3분기까지 러시아 대외무역의 17%를 중국이 차지해 교역량이 가장 많았다”며 “러시아의 대중 농업수출은 15.8%, 중국의 대러 비금융 직접투자는 7.4% 증가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 에너지, 천연가스, 원자력 등으로 협력 분야를 넓힐 계획이다. 데니소프 대사는 “중국으로 수출하는 러시아 농산물이 아직 절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중국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왔다”며 “농업 투자 협력 확대와 대규모 농업단지 건설 등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를 향한 중국인들의 호감도는 독보적이다. 글로벌타임스 설문에서 ‘가장 중시하는 주변국’으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4%가 러시아를 꼽았다. 이어 아세안(25.0%), 일본(21.3%) 순이었다. 한국은 7.2%로, 중국과 국경 유혈충돌을 불사하며 관계가 최악인 인도(12.0%) 보다 낮았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중국인들이 외교와 복잡한 국제정세를 합리적이고 깊이 있게 이해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그만큼 중국에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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