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크릭 교정센터 재소자 90%가 양성
밀폐·밀집 공간서 공동 생활... 예견된 일
알래스카에 있는 한 교도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재소자 10명 중 9명꼴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확진자 수는 1,000명을 넘는다. 국내 서울 동부구치소 사례와 흡사한 일이 미국에서도 벌어진 것이다.
30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州) 지역 매체인 앵커리지데일리뉴스는 알래스카 교정국(DOC)의 발표를 인용, 주(州)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구스크릭 교정센터의 총 재소자 1,236명 중 1,115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28일까지만 해도 112명에 불과했던 확진자 수가 이틀 만에 10배 가까이로 확 늘었다.
예견된 일이다. 최근 알래스카 교정 시설 내 확산세가 심상치 않았다. 지난주 고작 3건이던 여성 전용 교도소 내 감염 사례가 갑자기 늘어 지금은 100건을 상회하고 있다.
교도소 집단 감염은 구조적이다. 이번 집단 감염 사례 전까지 이미 알래스카 교정 시설 전체 재소자의 40%가 넘는 1,96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였다. 외부보다 감염률이 훨씬 높다. 그 배경으로 현지 언론은 특수한 교도소 환경을 꼽는다. 일단 밀폐된 데다 내부 밀집도가 워낙 높고 기본적으로 공동 생활이라 예방 지침을 따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사라 갤러거 구스크릭 교정센터 대변인은 "감염자 1,966명 중 1,774명이 내부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교도소 재소자들도 백신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조언이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현재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백신 접종 순위 권고안에는 교도관만 들어가 있다. 알래스카에서도 교도소 직원 46명과 의무실에 수용된 재소자 8명만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았다.
이달 중순까지 보고된 미국 교도소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27만5,000명에 이른다. 사망자는 1,700명을 넘었다.
교도소 집단 감염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지난달 27일 직원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계속 확진자가 늘어 31일 누적 확진자가 900명을 넘어섰다.
이인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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