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첫’과 ‘새’

입력
2021.01.01 04:30
25면
0 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새해 첫날이 밝았다. 새해맞이하는 기분으로 ‘첫’과 ‘새’로 만들어진 말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첫’은 ‘맨 처음의’라는 의미를 지니는 단어로 쓰이는데, ‘첫 만남, 첫 시험, 첫 경험, 첫 단추’ 등에 쓰인 ‘첫’이 그 예이다. ‘첫’은 위 예처럼 그 자체로 하나의 단어(관형사)로 쓰일 뿐만 아니라 아래 예처럼 새로운 단어(합성명사) 형성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예: 첫걸음, 첫나들이, 첫날, 첫날밤, 첫눈, 첫돌, 첫아기, 첫마디, 첫맛, 첫머리, 첫사랑, 첫소리, 첫술, 첫인사, 첫인상, 첫차, 첫출발, 첫판, 첫해 등).

한편 ‘새’는 ‘새 술, 새 기분, 새 며느리’, ‘새 책, 새 학교, 새 옷’처럼 ‘처음 마련하거나 다시 생겨난’ 또는 ‘사용하거나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이라는 뜻의 단어로 쓰인다. 또한 ‘새’는 새로운 단어 형성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예: 새것, 새날, 새해, 새말, 새봄, 새살, 새살림, 새순, 새싹, 새잡이, 새집, 새판, 새내기, 새댁, 새사람, 새색시, 새신랑, 새아기, 새언니 등)

‘첫’과 ‘새’의 뒤에 명사가 이어질 때, 어떤 경우에는 명사구가 되고 어떤 경우에는 합성 명사가 되었다. 명사구일 때에는 구성 요소 사이에 다른 단어가 개재될 수 있지만 하나의 단어인 합성 명사일 때에는 그럴 수 없다든지, 합성명사는 명사구일 때에 없던 새 의미를 갖거나 특정 지시물을 지칭하게 된다든지 하는 특성이 있지만, 이런 기준만으로 단어와 구를 명쾌하게 구별하기는 어렵다. 이 문제는 국어학자들이 새해에도 숙고해야 할 난제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김문오 국립국어원 어문연구과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