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가족과 동거하다 나머지 1명도 감염
방역당국 "식사, 화장실 등 가정 내 동선 분리가 원칙"
영국발(發)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기 고양 일가족 사례를 두고, 방역당국의 자가격리 지침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지침에는 자가격리 기간 동안 자가격리자와 (자가격리를 하지 않는) 가족이 함께 지낼 경우, 독립된 방에서 생활하고 소독을 자주하라고 돼 있지만 일반 가정에서 이를 지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영국에서 입국한 뒤 사후 확진된 경기 고양의 80대 남성에 이어 이들 가족 3명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감염 경로를 되짚어 보면 이렇다. 11월 8일, 가족 중 사위가 먼저 입국해 11월 22일, 사위의 자가격리가 끝났다. 12월 13일, 80대 남성을 포함한 나머지 가족 3명이 국내로 들어왔고 12월 26일, 80대 남성이 갑작스럽게 숨진 뒤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진행된 검사에서 자가격리가 끝났던 최초 입국자, 사위(12월 27일 확진)를 포함한 나머지 가족이 모두 확진됐다. 사위의 경우 입국 당시 '음성'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도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전장유전체 분석 결과 모두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에 전파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자가격리가 끝난 사위가 자가격리 중이던 가족과 지내면서 미용실, 병원, 마트 등 여러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방대본은 그러나 "(사위의) 접촉자를 검사한 결과 아직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자가격리가 해제된 이후에 외부 활동을 한 것이라 이분이 방역지침을 위반한 것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자가격리 동선 분리 쉽지 않아... 대책 필요"
현행 '코로나19 대응지침'을 보면 이들처럼 자가격리 대상자와 비대상자가 자가격리 기간에 한 집에서 거주할 수 있다. 다만 그럴 경우 공간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 자가격리 대상자 가족·동거인 생활수칙에는 △자가격리 대상자와 가족·동거인은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하고 △공용 공간에 있을 때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또한 △테이블 위, 문 손잡이, 욕실 기구, 키보드, 침대 옆 테이블 등 손길이 많이 닿는 곳의 표면을 자주 닦고 △자가격리 대상자와 식기를 구분해 사용하는 것은 물론, 의류와 침구류는 별도로 세탁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화장실, 샤워실이 딸린 독립된 방이 여러 개 있지 않는 한, 일반 가정에서 이런 지침을 지키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이는 방역당국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자택에서 격리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현실적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집 안에서 동선을 겹치지 않게 한다든가 화장실, 식사라든가 이런 것들을 분리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조금 더 철저하게 준수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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