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속도 예상보다 훨씬 빨라
60대 이상 고령자 4명 중 1명 달해
1·2인 가구 증가로 세대수는 늘어
지난해 국내 주민등록인구가 사상 처음 감소했다. 저출산 여파로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적어 인구가 감소하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본격화한 것으로, 특히 주거여건이 열악한 지방도시엔 소멸 경고등이 켜졌다. 반면 1인 세대는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900만 세대를 돌파했다. 두 집 건너 한 집 이상이 혼자 사는 집이라는 뜻이다.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는 5,182만9,023명(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전년(5,184만9,861명)보다 2만838명(0.04%) 줄었다. 지속적으로 낮아지던 인구 증가율이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평균 가구원 수도 사상 최저치(2.24명)를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귀화자와 이민자가 부족한 출생아 자리를 채우며 인구 증가율 하락세를 막아왔는데, 이젠 그마저도 역부족인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2017년 30만명선으로 내려앉은 연간 출생자 수는 불과 3년 만에 20만명대까지 밀렸다.
역대 최저를 기록한 지난해 출생자(27만6,000명)는 사망자 수(30만8,000명)에 크게 못 미친다. 국내 합계출산율은 2018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1명 아래(0.98)에 진입한 뒤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행안부는 “저출산 현상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정부 정책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인구 데드크로스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해만 살펴봐도 60대 이상에서만 인구가 늘었다. 2020년 60대 인구는 전년보다 6.9%, 70대 이상 인구는 4.0% 증가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10년 전만 해도 국민 6명 중 1명(15.8%ㆍ2011년)이 60대 이상 고령자였지만, 지난해엔 국민 4명 가운데 1명(24.0%)일 정도로 고령인구 비율이 급격히 치솟았다.
인구는 계속 줄고 있으나 세대수는 매년 늘어 지난해(2,309만 세대)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인 가구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900만 세대를 돌파(906만3,362가구)하며 전체 세대 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영향이 컸다. 1ㆍ2인 세대를 합한 비중은 지난해 62.6%로 5년 만에 6.1%포인트 늘었다. 반면 저출산 영향으로 4인 세대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25.1%에서 20.0%까지 하락했다. 세대원 수 변화에 따라 맞춤형 주거ㆍ복지 정책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게 됐다.
성별로는 2015년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추월한 이래 여성과 남성 인구 차이가 지난해엔 최대(14만6,965명)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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