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앨리스 폴
미국 수도 워싱턴D.C 행진을 최초로 조직하고, 백악관 앞 시위를 처음 시작한 인물은 누굴까. 정답은 단 한 사람, 여성 인권운동가 앨리스 폴(Alice Paul, 1885.1.11~ 1977.7.9)이고, 의제는 여성 참정권이었다.
뉴저지 퀘이커교도 집안에서 태어나 참정권 운동가 어머니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폴은 스와스모어 칼리지(생물학)를 거쳐 뉴욕박애학교(현 컬럼비아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사회학 석사(07)와 박사(10) 학위를 받았다. 그는 박사과정 진학 전 사회사업을 공부하려고 유학한 영국에서 현지 여성참정권 운동의 전술과 기획을 익혔다.
귀국 후 1912년 미국 여성참정권협회(NAWSA)에 가담했지만, 그는 연방 차원의 헌법 투쟁을 추구한 반면 협회는 주별 참정권 쟁취 전략에 치중했다. 그는 일군의 동지들과 함께 '여성당(National Woman's Party)으로 독립, 이듬해 3월 3일 워싱턴D.C 여성 행진을 조직했다. 피켓을 든 약 8,000명의 여성 시위대는 구경 나온 시민 약 50만 명의 지지와 조롱 속에, 의사당서부터 백악관에 이르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성난 파도처럼 휩쓸었다. 미국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취임식 전날이었다.
그 행진 덕에 3월 17일 폴과 여성당 간부들은 백악관에서 윌슨을 만났다. 윌슨의 대답은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거였다. 폴은 4월 7일 의회 로비 및 시위를 위한 조직 '여성 참정권 의회 연합'을 결성해 활동에 박차를 가했고, 1917년 1월 백악관 앞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침묵의 초병들(Silent Sentinels)'이라 불리던 그들 1,000여 명은 "대통령님, 여성의 자유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 오나요?"같은 문구를 새긴 피켓을 들고 만 8개월간 시위를 벌였고, 폴은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8개월 옥살이를 했다. 그는 옥에서 단식투쟁을 벌였다.
1918년 윌슨은 여성 참정권 지지를 공개 선언했고, 2년 뒤인 1920년 8월 '수정헌법 19조(참정권 성평등 조항)'에 비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