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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다"… 동학개미 설레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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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다"… 동학개미 설레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입력
2021.01.06 21: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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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의 눈으로 본 2021 산업]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반도체 생산 공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반도체 생산 공장. 삼성전자 제공


편집자주

올해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 업종이 초호황을 맞을 거란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주식투자자 같은 일반인은 여전히 궁금하다. 정말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오는 건지, 관련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주가에도 도움이 되는지 좀처럼 투자의 맥을 잡기 쉽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새해 변화와 도약을 꿈꾸는 주요 업종의 이슈와 전망을 동학개미(개인투자자)의 눈높이에서 진단해 본다.

"나쁘게 볼 요인 없어… '반도체 빅사이클' 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5.6% 증가한 992억달러(107조7,907억원)로 역대 2위 실적을 달성했다. 비결은 코로나19 사태였다. 비대면(언택트)이 일상이 되면서 이른바 '집콕'을 위한 PC·스마트폰 등 가전 판매가 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올해 전망은 더 좋다. 최근엔 정부까지 이례적으로 '반도체 전망'을 내고, 올해 반도체 수출이 작년보다 10.2% 증가해 역대 두 번째 1,000억달러 이상 실적을 낼 걸로 예상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변수가 많은 실물경제와 달리 반도체 시장은 현재로선 나쁘게 볼 요인이 없다"며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의 근거는 반도체가 쓰이는 각종 IT 기기의 수요 폭발이다. 반도체 산업은 디지털 기기가 첨단화되고 수요가 커질수록 꽃을 피운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층인 176단 512Gb(기가비트) TLC(트리플 레벨 셀)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지난달 7일 밝혔다. 176단 낸드 제품 개발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에 이어 두 번째다. 사진은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층인 176단 512Gb(기가비트) TLC(트리플 레벨 셀)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지난달 7일 밝혔다. 176단 낸드 제품 개발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에 이어 두 번째다. 사진은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 사진=SK하이닉스

현대차 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2.9% 늘어난 14억2,260만대(삼성은 3억대)로 예상된다. 여기에 재택 근무 일상화로 '고사양 노트북'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인텔의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인 아이스레이크(Ice lake)의 출시가 점쳐지는 올 2분기를 시작으로 서버 반도체 신규 투자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친환경 수요 증가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도 급증할 걸로 전망된다. 모든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려면 전 세계 D램 공급량이 최소 15% 늘어야 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 전망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 전망

하지만 반도체 시장은 기술 장벽이 높아 시장이 좋다고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 공급 우위 시장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빅2'가 세계시장 1, 2위를 점하고 있는 D램 가격도 올해 내내 꾸준한 상승 흐름을 탈 걸로 점쳐진다.

'영업이익률 50%' 2018년 초호황도 넘을까

이처럼 세계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자연히 호전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기 위해 각종 제재를 펴는 것도 국내 기업들에겐 호재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1z) 8Gb(기가비트) DDR4(Double Data Rate 4) D램'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1z) 8Gb(기가비트) DDR4(Double Data Rate 4) D램' 사진=연합뉴스

이에 증권가에선 올해부터 시작될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2018년의 역대급 호황을 넘어설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8년 매출 243조, 영업이익 58조원을 거두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매출이 올해 274조원, 내년 317조원에 달할 걸로 전망한다. 영업이익도 올해 51조원, 내년 66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심지어 내년 삼성전자가 81조원 영업이익을 거둘 거란 전망(키움증권)도 있다.

2018년 매출 약 40조원, 영업이익 21조원으로 역시 최대 실적을 거뒀던 SK하이닉스의 당시 영업이익률은 무려 52%였다. 1,000원 어치를 팔면 520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15조~28조원 수준으로 올해보다 2배 이상 뛸 거란 데 이견이 없다.

반도체 빅2 실적 전망

반도체 빅2 실적 전망


"단기 고점" "더 간다"… 저점매수 추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오름세다. 하나금융투자는 8만6,000원이던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최근 11만원으로 올렸고, 하이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로 17만원을 제시했다. 근거는 확신에 찬 실적 향상 기대감이다.

다만 지금의 주가가 매수하기에 적정한 수준인지를 놓고는 의견이 갈린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램 가격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하는 등 여러 호재가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추격 매수보다 조정을 기다린 뒤 매수 타이밍을 잡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당분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거란 전망도 있다. 2018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실적보다 선행했다는 것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이 꺾이거나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드는 위험 신호가 아직까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실적이 좋아지면 기업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게 되고, 이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만큼 앞으로 기업들의 투자 계획을 잘 살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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