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홍콩 민주진영 궤멸 위기…53명 무더기 체포, 보안법 이후 최대
알림

홍콩 민주진영 궤멸 위기…53명 무더기 체포, 보안법 이후 최대

입력
2021.01.06 15:00
수정
2021.01.06 16:41
15면
0 0

지난해 7월 입법회 예비선거 참여 혐의
홍콩 경찰 "정권 전복 시도" 최대 종신형
美 시민권자도 체포...미중 충돌 후폭풍
폼페이오 "홍콩은 공산주의 지배 도시"

2014년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고 지난해 민주당 예비선거를 도입하는데 앞장섰던 베니 타이(가운데) 홍콩대 교수가 6일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이날 범민주진영 인사 50여명을 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했다. 홍콩=AP 연합뉴스

2014년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고 지난해 민주당 예비선거를 도입하는데 앞장섰던 베니 타이(가운데) 홍콩대 교수가 6일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이날 범민주진영 인사 50여명을 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했다. 홍콩=AP 연합뉴스


홍콩 범민주진영 인사 53명이 무더기로 체포됐다. 지난해 7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다. 민주파 소속 입법회(우리의 국회) 의원이 전원 사퇴한지 불과 두 달 만에 홍콩 민주진영은 궤멸 위기에 처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6일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 우치와이 전 주석 등 민주파 인사 5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체포된 인사에는 전직 입법회 의원인 제임스 토와 람척팅, 공민당의 앨빈 융 주석, 베니 타이 홍콩대 교수 등이 포함됐다.

람척팅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보안법으로 사회 전체에 위축효과가 팽배하다”면서 “표현의 자유가 실종되고 정부에 반대하는 주장이 사라졌다”고 일갈한바 있다. 당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결정에 따라 야당 의원 4명의 자격을 박탈하자 람 의원을 비롯한 민주파 의원 15명이 모두 동반 사퇴하면서 홍콩 사회가 격랑으로 빠져들 때였다.

홍콩 민주파 소속 람척팅 의원이 2019년 10월 입법회(우리의 국회) 회기 첫날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정연설에 나서자 회의장 테이블 위에 올라가 5대 요구사항이 담긴 유인물을 들고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본인 제공

홍콩 민주파 소속 람척팅 의원이 2019년 10월 입법회(우리의 국회) 회기 첫날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정연설에 나서자 회의장 테이블 위에 올라가 5대 요구사항이 담긴 유인물을 들고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본인 제공


홍콩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7월 야권 단일후보를 정하기 위해 실시한 예비선거를 조작하고 참여해 국가 전복을 꾀했다고 혐의를 설명했다. 당시 홍콩 정부는 예비선거가 불법이라며 강력 처벌을 경고했지만 예상을 훌쩍 뛰어 넘는 61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민주화 열기를 뿜어냈다. 범민주진영은 2019년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의석의 85%를 획득한 여세를 몰아 입법회 선거에서도 사상 첫 과반 달성을 노렸다.

하지만 예비선거 이후 홍콩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선거를 연기하면서 당초 지난해 9월 치르려던 입법회 선거는 1년 미뤄진 상태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조지아공대를 방문, '미국의 국가 안보와 학문의 자유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라는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조지아공대를 방문, '미국의 국가 안보와 학문의 자유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라는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특히 홍콩 경찰의 체포자 명단에는 미국 국적자도 포함돼 있어 후폭풍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AFP통신은 “홍콩 현지 로펌 변호사인 미국 시민 존 클랜시가 국가 정권 전복 시도 혐의로 이날 함께 체포된 사실을 경찰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홍콩이 정권 교체를 앞둔 미국이나 인권 비판에 가세하는 서구를 비롯한 국제사회를 향해 눈치를 보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으로 맞선 셈이다.

미 정부는 최근 홍콩에서 대만으로 망명을 시도하다 중국 당국에 붙잡혀 징역형을 선고 받은 청년 10명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한편, 홍콩 경찰이 민주진영 정치인들을 잇따라 체포한 데 대해서도 “법 집행 남용”이라고 규탄하는 등 중국과 줄곧 날을 세우며 외교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 간 지켜본 모든 것은 홍콩이 공산주의자가 지배하는 또 다른 도시가 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