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코스피 3,000 전망" 발언에
야당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강하게 비판
김병욱 민주당 의원 "꽤 신빙성 있는 전망" 반박
코스피 지수가 6일 사상 처음으로 '꿈의 지수'라 불리는 3,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여기 가슴을 쓸어내린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인데요. 무슨 사연일까요?
文 "코스피 3000 전망"에 野 "큰일날 발언"
우선 시작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달 14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방역 강화로 내수와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의 거시 경제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주가(코스피지수) 3,000시대 개막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반등할 것이라는 시장과 국내외 투자자들의 평가"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야당은 '허황된 희망'이라고 즉각 날을 세웠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튿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도대체 현실 인식을 제대로나 하고 계시는지, 누가 이런 대통령 말씀 자료를 써주고 체크 없이 읽는지 걱정이 태산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주가 3,000 시대에 대한 희망적 전망이 나온다고 해서 코로나19 불안이 없어지며, 떨어질 대로 떨어진 경제 상황이 회복된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한다고 국민들이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경제학 박사 출신인 이혜훈 전 의원은 같은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정말 큰일날 발언"이라며 "이런 발언을 하게 만든 참모들을 모조리 경질하라"고 힐난했습니다.
이 전 의원은 "지금의 주가 상승은 비정상적"이라며 "수출 실적을 감안해도 27%정도 과대평가돼 있고, 넘쳐나는 유동성을 감안해도 15% 정도 과대평가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실물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진 거품 주가로 리스크가 상당해 정부가 단단히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병욱 "주가 3000, 금융권 종사자들의 꽤 신빙성 있는 전망"
이에 김병욱 의원은 즉각 문 대통령의 발언을 방어하고 나섰습니다. 같은 날 김 의원은 자신의 SNS에 "주 원내대표님, 이 전 의원님, 정쟁을 위해 한국 경제 희망의 불꽃을 꺼뜨리지 말아달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주가 지수는 한국 경제 미래의 좌표"라며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 우리 경제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는 우리 투자자들의 노력을 '비정상적인 주가 상승'이라는 말로 왜곡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코스피 지수가 2,700선을 넘어가며 한국 자본시장의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신호들이 연이어 발표되는 가운데 대통령께서 화답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죠.
이어 "2021년 코스피 3,000선 돌파는 현재 자본시장 및 금융권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꽤 신빙성 있는 전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지난 8일 세계적인 투자은행 JP모건은 내년 유가증권시장에서 내년 말 코스피가 3,200선을 넘어갈 거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코스피 3,000시대 개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또 "국내 증권사 13곳이 내놓은 연간 전망 보고서를 참고하더라도 2021년 코스피 목표 지수는 최저 2,630에서부터 최고 3,000까지 분포되어 있어서 내년에 코스피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것으로 대부분 예측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경제와 증시는 변수에 따라 많이 흔들릴 수 있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현재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현 시점의 코스피 지수가 과대 평가됐다고 주장한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 김 의원은 "되레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말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지난 11일 기준 12개월 예상 PER(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3.7로서 선진국 내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무책임한 발언이 결국 한국 주식시장의 미래와 이에 참여하는 동학 개미들의 마음을 짓밟는 결과가 된다는 사실을 두 정치인은 꼭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증시 새역사에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아녔다"
결국 김 의원의 발언은 현실화됐습니다. 코스피가 3,000선 고지를 밟은 건 2007년 7월 25일 종가 기준으로 2,000을 넘긴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이죠. 1980년 1월 4일 코스피가 지수 100을 기준으로 처음 발표된 이후 무려 41년 만에 우리 증시 새 역사가 쓰인 셈입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코스피가 최대 3,3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을 정도에요.
이에 김 의원은 6일 SNS에 "야당 정치인의 부정적 전망에도 3,000선을 달성했다"며 "시장에 대한 믿음과 투자자들의 노력이 모여 국내 경제의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코스피 3,000선 돌파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말처럼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아니었다"며 "당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혜훈 전 국회의원은 오직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 코스피 3,000선 돌파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면서 동학 개미들의 성실한 투자 활동을 '비정상적인 주가 상승'으로 곡해한 바 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호영 대표님, 이혜훈 의원님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한국 경제 희망의 불꽃을 제발 꺼뜨리지 말아달라"며 "이제 저는 국내 자본시장이 코스피 3,000을 넘어 4000, 5,000을 향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면밀히 분석하고 치밀하게 법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SNS를 통해 "주호영 대표님,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했는데 이제 뭐라고 하시겠냐"며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 제발 국민의힘도 불안을 부추기는 행태는 그만하고 책임 있는 정치 세력으로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힘이 되길 바란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이에 이혜훈 의원은 SNS를 통해 김 의원에 재반박했습니다. 이 의원은 "저의 문제제기는 '주가 3,000 불가능하다'가 아니라 '주가 3,000 가는 상황이 위험하다'였다"며 "실물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진 거품주가임은 전문가들의 실증분석 결과 확인된 상황이기 때문에 에어포켓 리스크가 상당해 정부가 단단히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대통령 발언과 비슷한 시기에 기재부 차관이 나서서 걱정하며 경고했겠느냐"며 "한마디로 실물경제가 좋아서 주가가 오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그만 외부충격에도 거품이 꺼져 폭락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대비해아 한다는 얘기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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