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를 이끄는 집행부가 5년 만에 크게 물갈이됐다. 2016년 5월 7차 당대회 이후 이뤄진 북한의 권력 구도 변화는 이번 당대회 주석단 배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6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올해 당대회 집행부는 5년 전과 같은 39명이지만 이중 29명(74.4%)이 대폭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최룡해ㆍ리병철ㆍ김덕훈ㆍ박봉주 등 정치국 상무위원과 리일환ㆍ김영철ㆍ최부일ㆍ오수용ㆍ최상건까지 총 10명만이 집행부 자리를 지켰다.
핵심 인사들의 자리인 주석단 맨 앞줄에는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왼쪽에 리병철 당 부위원장과 박봉주 당 부위원장이, 오른쪽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가 자리했다.
“경제 목표가 엄청나게 미달했다”는 김 위원장 질책에도 경제 분야 관료들이 약진한 점이 눈에 띈다.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재룡 당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가 대표적이다. 권력 핵심으로 꼽히는 정치국 상무위원인 박봉주와 김덕훈은 이번 당대회 주석단 첫째 줄에 올라 각각 김 위원장의 왼편과 오른편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자리에 착석했다. 김재룡은 당 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아 사회를 봤고, 역시 주석단 첫째 줄에 배치됐다.
이전만 못한 총정치국의 위상이 재확인되기도 했다. 박정천 총참모장이 김수길 총정치국장보다 김 위원장에 더 가까운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에서다. 북한군에선 총정치국이 제도적으로 군에 대한 당적 통제를 담당하며, 서열도 총정치국장이 총참모장보다 앞서는 게 통상적이다. 7차 당대회 때는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앉기도 했다. 그러나 포병국장 출신인 박정천은 김 위원장의 신임 하에 지난해 5월 차수 계급장을 달았고, 10월 태풍 피해복구 과정에서의 군 역할을 인정받아 초고속으로 원수 칭호까지 부여 받았다.
우리의 국정원장 격인 정경택 국가보위상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밀려난 것도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해졌다. 이날 정경택은 김여정ㆍ조용원 당 제1부부장과 함께 주석단 둘째 줄에 앉았다. 김여정ㆍ조용원이 정치국 후보위원인 점을 감안할 때 그 옆에 앉은 정경택은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밀려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정경택은 ‘코로나 특급 방역’ 상황에서 발생한 탈북민의 개성 밀입북 등 경계 실패 책임을 지고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밀려났으며 대장(별넷)에서 상장(별셋)으로 강등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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