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파워 지분 9.9%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서
조인트벤처 설립 통해 아시아 수소시장 공략
국내 다른 대기업들도 수소사업에 투자 경쟁
SK그룹이 새해 벽두부터 1조원대 대규모 투자로 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글로벌 에너지 생태계의 축이 수소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데다, ‘2050 탄소중립’ 선언과 그린뉴딜 등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 편승하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플러그파워, 수소 핵심기술 보유
SK㈜와 SK E&S는 7일 글로벌 수소기업인 미국 플러그파워의 지분 9.9%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고 밝혔다. SK㈜와 SK E&S가 각각 8,000억원을 출자, 약 1조6,000억원(15억달러)을 공동 투자하는 방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수소사업에 조 단위 규모로 투자하는 건 처음”이라며 “지난해 SK그룹에서 2025년까지 수소생산 목표량을 제시했는데 이를 위해 원천기술을 확보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1997년 설립된 플러그파워는 수소자동차용 연료전지(PEMFC), 액화수소플랜트 및 수소 충전소 건설 등 다수의 핵심 기술을 보유했다. 특히 수소 연료 지게차와 트럭 등 수소 기반 모빌리티 사업 역량은 탁월하다. 아마존과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 기업에 수소 지게차를 독점 공급하는 업체도 플러그파워다. 최근엔 미국 전역에 구축된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대형 트럭시장에도 진출, 드론과 항공기 등으로 수소 연료전지의 활용을 다각화하는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플러그파워의 시가총액은 약 16조원에 달했다.
SK그룹은 플러그파워와 합작법인(JV) 설립 이후, 향후 아시아 수소시장까지 공동 진출할 계획이다. SK그룹은 또 국내에선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 수소 생태계 조성을 앞당기면서도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선 자체 네트워크를 이용해 신규사업 개발 기회도 선점하겠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그룹 내 ‘수소사업 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기반을 닦아왔다"며 "2025년까지 총 28만톤 규모의 수소 생산능력을 확보해 수소사업을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현대차 등도 수소사업 박차
국내 다른 대기업들의 수소사업 투자도 활발하다. 철강기업인 포스코는 최근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수소사업 로드맵을 공개했다. 포스코는 향후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 연구와 수소를 생산ㆍ운송ㆍ저장ㆍ활용하는데 필요한 강재 개발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소 공급체인의 각 단계별로 그룹의 핵심 역량을 결집해 향후 수소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역시 수소 생태계 확산에 적극적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수소전기차 세계 최초 양산을 비롯한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의 유럽 및 중동시장 진출 등의 성과를 거뒀다. 최근엔 중국에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를 건립, 내년부터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미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론칭했다”며 “국내, 유럽, 미국, 중국 등 4대 거점을 대상으로 2030년에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 판매가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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