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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도 코인도 눈만 뜨면 환호성... "거품 터질라" 경고 들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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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도 코인도 눈만 뜨면 환호성... "거품 터질라" 경고 들리는지

입력
2021.01.08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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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3000 안착, 비트코인 4000만원 시대
'버블지표' 버핏 지수 사상 최고 수준에
가파른 급등세에 자산시장 양극화 '경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가 한 달 사이 300포인트 이상 오르며 3,000선을 돌파하고, 2019년만 해도 개당 200만원하던 비트코인이 최근 4,000만원을 넘어서자, 자산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배경으로 자산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 해야 할 실물경제는 코로나19사태로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자산 시장과 실물 경기의 괴리가 장기화 되고, 코로나19 사태 종료 후 경기가 급반등해 시중 유동성이 감소할 경우 자산 시장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눈 뜨면 사상 최고치... 주가 3000 안착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2.14% 오른 3,031.68에 거래를 마치며 3,000선에 안착했다. 전날 3,000선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코스피는 이날 1조원 이상을 사들인 기관과 외국인(1,000억원)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3,030선까지 뚫는 저력을 과시하며 본격적인 '3,000시대'를 열었다.

이날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도 사상 첫 4,000만원대를 돌파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9% 가까이 급등한 4,1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말 3,000만원을 넘긴 지 불과 열흘 만에 1,000만원이나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눈 뜨고 나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자산가격의 급등은 정부의 막대한 재정투자로 인한 과잉 유동성과 '제로(0)금리' 시대 갈 곳 잃은 뭉칫돈이 자산 시장에 한꺼번에 쏠린 영향이 크다.

실제 자산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자금 규모와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지난 6일 코스피·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47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썼다. 7일 역시 44조7,600억원을 넘겼는데, 지난해 하루평균 거래대금의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언제든지 주식시장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는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6일 기준 68조원을 웃돌며 70조원 턱밑까지 치솟았다. 개인 투자자가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인 신용융자잔고 역시 20조원 돌파(6일 기준 19조9,500억원)를 눈앞에 뒀다.

코스피가 사상 첫 종가 3000선을 돌파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정일문(앞줄 왼쪽부터)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 등이 축하의 박수를 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코스피가 사상 첫 종가 3000선을 돌파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정일문(앞줄 왼쪽부터)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 등이 축하의 박수를 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자산가격 상승 속도 "너무 빠르다"...커지는 거품 경고론

하지만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자산 인플레이션'을 두고 거품(버블)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자산가격 상승 폭은 물론 그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것이다. 실제 증시 과열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버핏 지수'는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을 국내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이 지수는 최근 123.4%까지 올랐다. 통상 100%를 넘으면 주가 수준이 '고평가'됐다고 판단하는 이 지수는 불과 2년 만에 1.5배나 증가했다.

주가의 적정 수준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도 현재 14배 수준으로 지난 5년 평균(10배)을 크게 웃돈다. 현재 주가가 우리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등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얘기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수준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과열'이라고 판단할 순 없지만, 분명 증가 속도가 빠른 건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가 다소 둔화되는 양상에서 펀더멘털(기초체력) 회복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과도한 낙관심리의 반작용이 불가피하다"며 "쉬지 않고 계속 상승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만큼이나 소득의 양극화가 극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돈이 돈을 버는 상황에서 자산가들은 대출 등을 활용해 자산을 더 벌어들이겠지만,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줄어 대출길마저 막힌 사람들은 점차 소외될 수밖에 없다"며 "소득의 양극화는 다시 소비 양극화와 자산시장의 양극화로 이어져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들끓는 자산가격을 겨냥해 경고를 날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올해 코로나19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글로벌 소비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조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며 "향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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