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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속에 빛나는 부처님의 미소

입력
2021.01.11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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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사에서 새벽 일출을 보고 돌아가는 한 여인의 뒤로 햇빛을 받아 온화하게 빛나는 부처님의 표정이 보인다.

수종사에서 새벽 일출을 보고 돌아가는 한 여인의 뒤로 햇빛을 받아 온화하게 빛나는 부처님의 표정이 보인다.


경기 남양주시 운길산 중턱에 자리 잡은 수종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규모가 크지 않은 절집이지만 명승 109호로 지정될 만큼 풍광이 뛰어나다. 최근 새해를 맞아 절 마당과 산봉우리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기 위한 인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새해 다짐을 위해 이른 새벽 가파른 산길을 지나 수종사로 향했다. 일주문을 지날 때까지 계속되는 어둠에 신경이 곤두서있던 찰나, 산속에서 들리는 바스락 소리에 화들짝 놀라 몸을 움츠리고 주위를 둘러봤다. 순간 나무에서 쉬고 있던 까마귀들이 후다닥 날갯짓을 치며 흩어졌다. 고요한 어둠을 깨뜨린 나의 발소리에 까마귀들이 놀라 도망친 것이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식은땀을 닦아내는 순간 저 멀리 수종사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암흑의 바다에서 등대를 만난 기분이라고 할까. 조금 전까지의 불안했던 마음이 한꺼번에 정화되는 듯했다.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절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산신 마당에서 일출을 마주한 뒤 하산하던 길, 어둠 속에 미처 보지 못했던 불상과 마주쳤다. 햇빛을 받아 온화하게 빛나는 부처님의 표정은 절에서 치유 받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안전한 귀가를 기원하는 듯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면 모든 고통이 사라진다”는 부처님 말씀이 새삼 소중히 여겨지는 시간이었다.

수종사로 향하는 숲에서 만나 까마귀떼가 사람 발소리에 놀라 하늘로 날아올랐다.

수종사로 향하는 숲에서 만나 까마귀떼가 사람 발소리에 놀라 하늘로 날아올랐다.


수종사앞 마당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가 한눈에 보인다.

수종사앞 마당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가 한눈에 보인다.


수종사에서 일출을 보고 돌아가는 부부의 뒷모습이 평화롭게 보인다.

수종사에서 일출을 보고 돌아가는 부부의 뒷모습이 평화롭게 보인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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