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빙판길 낙상 주위보! 꽉 끼는 외투 피하세요
알림

빙판길 낙상 주위보! 꽉 끼는 외투 피하세요

입력
2021.01.11 21:30
19면
0 0

겨울철 낙상 사고, 다른 계절보다 3배 이상 많아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빙판길이나 집안에서 낙상 사고를 당하는 환자가 3배가량 증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빙판길이나 집안에서 낙상 사고를 당하는 환자가 3배가량 증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전국적으로 내린 눈과 북극발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 때문에 빙판길 낙상(落傷) 사고로 골절되는 이가 부쩍 늘었다. 연구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낙상 환자가 3배가량 증가한다.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고령인의 신체 손상 중 50% 이상이 낙상으로 생긴다.

낙상으로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5일 동안 9%의 근력이 빠지고 2주 안에 23%까지 근력이 감소한다. 또한 낙상으로 누워서만 있게 되면 심ㆍ뇌혈관 장애로 자칫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오종건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겨울에는 두꺼운 외투나 여러 겹으로 껴입은 옷 때문에 민첩성이 떨어지고 근육ㆍ관절이 경직돼 가벼운 낙상으로 골절되기 쉽다”고 했다.

낙상으로 엉덩이 관절이 부러졌는데 방치하면 50% 정도가 목숨을 잃는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낙상으로 엉덩이 관절이 부러졌는데 방치하면 50% 정도가 목숨을 잃는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엉덩이 관절 골절 방치하면 50% 사망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줄고 뼈의 질이 부실해지는 증상이다. 흔히 ‘소리 없는 도둑’으로 불린다. 그만큼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려우며 예방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35세 이후 골량이 서서히 줄어드는 골감소증이 나타난다. 이후 나이가 들면서 골다공증으로 악화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골다공증이 발병할 위험이 높다. 여성은 폐경 후에 여성 호르몬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골밀도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골다공증만 치료해도 골절 위험이 50%로 줄어든다.

빙판길이나 집안 등에서 낙상한 뒤 발생하는 골절로는 손목 골절이 가장 많다. 넘어지면서 반사적으로 손을 바닥에 짚기 때문이다. 이 밖에 척추 골절과 엉덩이 관절 골절이 흔하다.

낙상으로 가장 조심해야 할 부위가 바로 엉덩이뼈다. 엉덩이 관절 골절은 흔히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한다. 엉덩이 관절이 골절되면 체중을 견딜 수 없어 극심한 통증이 생기며 거동하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수개월 동안 꼼짝없이 침상 생활을 해야만 한다.

이럴 때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층은 쉽게 폐렴ㆍ욕창이 생긴다. 특히 오래 누워 있으면 다리 쪽 정맥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피가 응고돼 혈전이 생겨 심장마비ㆍ뇌졸중이 발생하거나 호흡곤란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오종건 교수는 “낙상으로 인해 생기는 고령 환자의 엉덩이 관절 골절은 수술하지 않고 방치하면 6개월 이내 골절로 인한 이차 합병증이 생기고 이 때문에 환자의 50% 이상이 사망한다”고 했다.

최정연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는 “과거 1년간 두 번 이상 낙상했거나, 낙상으로 인해 응급실에 방문할 정도로 손상됐거나, 과거 1년간 한 번 이상 낙상했는데 보행ㆍ균형에 문제가 있을 경우 하나라도 해당되면 낙상 고위험군이므로 낙상 예방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외출할 때 손을 주머니에 넣지 말고, 미꺼러운 신발도 신지 않는 것이 낙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외출할 때 손을 주머니에 넣지 말고, 미꺼러운 신발도 신지 않는 것이 낙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단순 염좌, RICE 요법이 도움

낙상을 당하지 않으려면 기상 직후나 외출하기 전 충분한 시간 동안 스트레칭으로 몸을 예열하고 근육을 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윤길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바닥이 매끈한 신사화나 균형 잡기 힘든 하이힐 등은 피하고, 잠시 나간다고 슬리퍼나 실내화를 신고 외출하는 것도 금물”이라고 했다.

꽉 끼는 외투는 피하고 활동이 편한 옷을 입는다. 손을 주머니에 넣지 말고 장갑을 낀다. 겨울에는 운동량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실내에서라도 꾸준히 운동해야 근력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고령인은 눈이 올 때나 기온이 많이 내려갔을 때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어두운 곳에서는 입체감이 상실되는데 특히 시력이 좋지 않으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므로 해가 진 후에는 외출을 피하고 특히 계단을 조심해야 한다.

실외 활동이 줄어 햇빛을 쬐는 시간이 감소하면 인체 내 비타민 D가 부족할 수 있다. 비타민 D 부족은 뼈가 약해지거나 근육량 감소로 이어지고 낙상과도 많은 관련이 있게 된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비타민 D가 풍부한 대구 간유ㆍ연어ㆍ다랑어 등 생선이나 달걀 노른자ㆍ새우ㆍ시금치 등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D가 포함된 종합 비타민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낙상은 집안 욕실이나 침실에서도 흔히 발생한다. 화장실 바닥에 물기가 있으면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바닥을 건조하게 유지해야 하며 화장실 출입 시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단순히 삐었을 때는 냉찜질하면 혈관을 수축시켜 골절 부위 출혈을 줄이고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정비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단순 염좌라면 휴식(Rest), 얼음찜질(Ice), 압박(Compression), 염좌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Elevation)하는 RICE 요법이 도움된다”고 했다.

휴식(Rest)은 발목을 쉬게 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 것인데, 필요하면 부목으로 고정한다. 얼음찜질(Ice)은 부종ㆍ통증을 줄이며, 3~4시간마다 20~30분간 얼음찜질을 반복하면 된다. 압박(Compression)은 부종을 줄이기 위해 압박하는 것이다. 올리기(Elevation)는 손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다리를 올려놓는 것이다. RICE 요법을 시행하면 1~2주 후 통증ㆍ부종이 줄고, 2~6주 뒤에는 발목이 회복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