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초기 의제 설정 시간 줘야 한다는 취지
의회가 탄핵에 빠지지 않도록 바이든 측도 막후 움직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탄핵안 상원 송부를 조 바이든 당선인 취임 100일 이후로 미루자는 제안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초반에 차기 행정부의 주요 의제를 설정하고 추진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인 제임스 클라이번 의원은 10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원에선 표결을 할 것이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상원에서) 투표를 하기에 알맞은 시기를 결정해 관리자를 임명하고 상원에 탄핵안을 송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이번 의원은 이어서 “만일의 경우 100일이 걸릴 수도 있다”며 “바이든 당선인에게 차기 행정부를 정비할 시간을 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임하지 않을 경우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 하원의원 200명가량이 탄핵안에 동의한 상태다. 펠로시 의장도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주 워싱턴 복귀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하원은 11일에 탄핵안을 발의하고 12, 13일 중에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원은 전체 435석 중 과반 이상인 222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어 탄핵안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원에선 3분의2가 동의해야 하는데 현재 양당이 전체 100석을 딱 절반씩 나눠 갖고 있다. 공화당에서 이탈자 17명이 나와야만 탄핵이 가결될 수 있다. 때문에 상원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차기 행정부에는 탄핵안이 적잖은 부담이기도 하다. 바이든 당선인 취임 직후 내각 인준과 코로나19 부양책 통과를 위해 상원의 협조를 반드시 얻어야 하는데 같은 시기에 탄핵안이 올라오면 차기 행정부의 의제가 묻혀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클라이번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두 번째 탄핵하는 것이 바이든 당선인 취임 초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심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해석하며 “바이든 당선인의 보좌관들이 의회가 탄핵 문제에만 빠지지 않도록 막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단계적 탄핵 추진’ 계획은 민주당이 논의 중인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다.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난동 사태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임기를 마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게 하원의 기류다. 바이든 당선인의 한 측근은 “열차는 이미 탄핵을 향해 떠났다”며 “그것을 막으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며 더 큰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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