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행사'는 참석자 전원 '노 마스크'
김정은 없는 협의회선 일제히 착용
'뜨는 실세' 조용원 호명순서도 주목
북한 최대 정치행사 제8차 노동당 대회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요식행위가 아님을 부각하려는 듯, 5년 전보다 대회 일정이 배로 길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당 총비서가 주재한 대규모 회의에서는 주석단과 방청석의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 소규모 회의에선 오히려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기준을 알 수 없는 방역 지침도 눈길을 끌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당 제8차대회 부문별협의회가 11일 진행됐다”며 “각 부문별협의회에서는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 제시된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결정서 초안 연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대회 7일째인 이날 공업ㆍ농업ㆍ경공업ㆍ교육ㆍ보건ㆍ군사 등 분야를 나눠 이뤄진 협의 내용을 토대로 앞서 구성된 ‘초안작성위원회’가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에 대한 결정서 초안 작성에 착수한 것으로 추측된다.
협의회는 김 위원장 없이 정치국 상무위원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비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가 이끌었다. 본 회의장보다 작은 별도 회의실에서 진행됐는데, 발언자를 제외한 전 참가자들이 푸른색 일회용 마스크를 반듯하게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5일 개막부터 전날까지 6일간 진행된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와 당 규약 개정 회의에서 7,000명에 달하는 참석자 전원이 ‘노마스크’로 방역 자신감을 과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방역 단계를 ‘초특급’으로 격상하는 등 감염 차단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당대회 개막 전에는 참석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와 2주 자가격리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폐된 실내에 수천명이 맨얼굴로 앉아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방역 성과를 대내외에 홍보하기 위해서다. 다만 협의회의 경우 ‘1호 행사’가 아닌데다, 김 위원장이 주로 발언하는 본회의와 달리 여러 사람의 발표와 토의 위주로 진행돼 마스크를 착용케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이 협의회 소식을 전하면서 최근 명실상부한 실세로 떠오른 조용원 당 비서를 최룡해 다음 두 번째로 호명한 점도 주목받았다. 북한에선 통상 권력서열대로 호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전날에는 상무위원 중 다섯 번째로 이름이 불려 권력서열 5위에 등극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앞으로도 조용원의 역할과 행보 등을 주목해서 보겠다”고 밝혔다.
북한 당대회는 8일째인 12일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1970년 5차 당대회(12일) 이후 가장 길게 열리는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6년 7차 대회는 나흘 만에 종료됐다. 다만 예고된 일정 중 결론 격인 결정서 채택과 김 위원장 폐회사만 남겨둔 상황이라 이르면 이날 중 마무리될 수도 있다. 전날 당 중앙위 비서들이 원로들에게 당대회 기념행사 초대장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와, 군사당국은 기념행사에 열병식이 포함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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