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팀 구성한 검찰 "선동ㆍ음모죄 검토"
WP "전날 '폭력 경고' FBI 내부보고서 있었다"
미국 연방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을 수사 중인 미 당국이 엄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부 용의자에게 최대 20년형이 가능한 선동ㆍ음모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태를 부추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은 이날 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와 관련, 지금껏 시위대 중 170명가량의 신원이 확인됐고 70건 이상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몇 주 안에 기소된 피의자가 수백명이 될 거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기소된 이들의 혐의는 불법 침입, 무기 소지, 경찰관 폭행 등이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에게는 중대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수사를 지휘하는 워싱턴 연방검찰 마이클 셔윈 검사장 대행은 사건 전반과 위법 행위가 “정말 놀랍다”며 일부 폭도에 대해서는 내란 선동 및 음모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동은 20년 이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설명했다.
사태 당일 의사당 인근 민주당ㆍ공화당 당사 인근에서 발견된 폭탄이 진짜였다는 사실도 이날 공개됐다. FBI 워싱턴 지부 스티븐 드안투오노 지부장은 폭탄에 타이머도 달려 있었다고 했다. 다만, 왜 폭발하지 않았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태를 테러에 준하는 사건으로 다룬다는 방침이다. 전날 고위 국가 안보 관련 검사들과 부패 사건 담당 검사들로 이뤄진 국가보안 검사팀을 꾸린 것도 이를 위해서다. 당국은 사태 당시 현장 사진, 영상 화면, 시민 제보 외에도 여행 및 금전 사용 기록, 이동 동선, 통신 등을 두루 활용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검찰의 기소 추진 대상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포함된다. 워싱턴에 모인 열성 지지자들을 자극해 폭력 행위를 조장했다는 비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라고 일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폭동을 직접 지시ㆍ선동하는 구체적 내용이 연설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으리라는 논리다.
‘대비 소홀’ 비난을 의식한 ‘뒷북 대응’이 요란한 수사 아니냐는 빈축도 당국에는 부담이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친(親)트럼프 극단주의자들이 온라인에서 워싱턴으로 몰려가 폭동을 일으키자고 선동 중이라는 내용의 경고성 보고서가 사태 전날 FBI 내부에서 작성돼 공유됐지만 적극 대처로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평가가 더 필요한 첩보 수준이었다는 게 FBI의 해명이지만, 신문은 “상당한 수준의 정보 실패를 보여준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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