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등의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과오에 대해 사과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한 '특별사면' 조건이 갖춰졌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 직후,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의 과제가 됐다.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민주주의와 법질서를 바로 세우며 국민 통합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줄짜리 간략한 공식 입장을 낸 것이다. 하지만 당 대표인 김 위원장은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이미 (두 전직 대통령 과오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면서 “사면에 대해서도 당 차원의 입장을 밝힐 게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사면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김 위원장은 “사면이 필요하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결심하면 그만이지 그 이상도 이하의 문제도 아니다”라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사면 논의가 이슈화될수록 자칫 번질 수 있는 내홍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을 향해 "박 전 대통령 사면을 결단하라"는 촉구도 이어졌다. 친박근혜계와 대척점에 섰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을 말했을 때 나는 적극 환영했고, 이 대표 제안이 진심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며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하는 여권과 지지자들의 협량에 문 대통령이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주장했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대통령 재판이 모두 마무리됐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사면의 결단을 내리시라"고 요구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대통령 사면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4선 중진인 김기현 의원 역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난극복을 위해 국민통합 차원에서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 사면을 결단했던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리더십이 지금 문 대통령에게도 필요하다”고 사면 주장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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