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서비스업종 일자리 감소로 이민자 타격
영국 떠나 본국 역이주, 1년간 130만명 추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인한 ‘영국 엑소더스(대탈출)’가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유럽 주요국 중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영국에서 이민자들이 대거 본국으로 떠나면서 인구가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정부 기금을 지원받는 경제통계센터(ESCoE)는 14일(현지시간) 조사 자료를 발표하고, 2019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년간 이민자 130만명이 영국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런던에서만 이민자 70만명이 떠났을 가능성이 있고, 그 영향으로 런던 인구가 8%가량 감소했을 것이란 추정도 내놓았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감소다.
연구진은 이민자 감소와 일자리 감소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런던에는 관광, 엔터테인먼트, 접객업 등 대면 서비스 업종이 밀집돼 있는데, 코로나19로 고강도 봉쇄조치가 시행되면서 이 업종들은 사실상 사라지다시피 했을 만큼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주로 이민자들의 노동력에 의존해 온 업종들이다. 당연히 이민자들의 실직도 크게 증가했다. 연구진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일자리 감소로 피해의 상당 부분이 이주 노동자들에게 쏠렸다”며 “이는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고 해외 역이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진은 실제 경제 위기에 비해 실업률이 높게 나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봤다.
일선 학교와 대학 대부분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유학생들이 영국에 돌아오지 않은 것도 이민자 감소의 한 가지 이유로 거론됐다. 또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코로나19로 감염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영국 내 거주를 포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연구를 소개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역 인구의 큰 변화는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코로나19 백신을 영국 전역에 공평하게 공급하는 문제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이민자들이 취업 비자를 받기 더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동안 전통적으로 이민자들이 담당해 왔던 일자리를 누가 어떻게 채울 것인지 숙제를 남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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