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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로봇 수술하면 겉으로 흉터 거의 남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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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로봇 수술하면 겉으로 흉터 거의 남지 않아”

입력
2021.01.18 23:10
수정
2021.01.18 23:3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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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듣는다] 유재민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교수

유재민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을 하면 눈에 보일 정도의 흉터가 생기기 마련인데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 흉터가 눈에 띄지 않는 부위에 작게 생긴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유재민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을 하면 눈에 보일 정도의 흉터가 생기기 마련인데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 흉터가 눈에 띄지 않는 부위에 작게 생긴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유방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5% 이상이어서 ‘순한’ 암으로 통한다. 하지만 수술을 받으면 ‘여성성의 상징’인 유방을 잘라내야 하기에 환자는 큰 상실감을 느낀다. 다행히 유방암의 3분의 2 정도는 종양과 종양 주위 일부만 잘라내는 ‘유방 부분 절제술’은 시행한다.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유두ㆍ유륜ㆍ유방암 부위 피부를 제거하는 ‘유방 전(全)절제술’을 받는다.

하지만 유방암 수술에도 변화가 싹트고 있다. 암이 유방 일부에 국한되면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유방을 모두 잘라내더라도 유두를 보존해 환자의 심미적 요구에도 부합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술 흉터를 줄이는 등 환자의 심미적 요구에 부응하는 로봇 수술까지 등장해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유방암 로봇 수술 전문가’인 유재민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교수를 만났다. 유 교수는 “유방암 로봇 수술이 유방 전절제술 환자에게만 시행되고 있지만 술기(術技)가 발전하면 유방 부분 절제술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유방암 로봇 수술은 아직 생소한데.

“흔히 ‘유방암 로봇 수술’로 불리는 ‘로봇 보조 유방암 수술(Robot-assisted breast surgery)’은 2014년에 처음 시행된 이래 2016년 말 국내에 소개됐다. 일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시행되다가 2019년 9월 한국유방암학회 산하에 ‘한국 로봇-내시경 최소침습 유방 수술 연구회’가 만들어지면서 유방암 로봇 수술이 크게 늘었다.

다만 유방암 로봇 수술이 아직 태동 단계여서 유방암 환자는 물론, 의사도 낯설게 여기는 분야다. 최근 연구회에서 수술법을 정형화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로봇 수술에 대한 인식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유방암 수술은 환자 만족도를 높이려고 유두를 보존하는 방식을 택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유방 병변(病變) 주위로 7~10㎝가량 피부를 절개해야 하므로 눈에 확연히 띄는 상처가 남는다.

반면 유방암 로봇 수술은 환자가 속옷을 입었을 때 가려지는 부분인 겨드랑이 부근을 2.5~6㎝가량만 절개하는 방식이어서 수술 흉터가 크지 않는 데다 겉으로도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다.”

-유방암 로봇 수술에 대한 평가는.

“로봇 수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논문으로 나왔다. 한국유방암학회 산하 ‘한국 로봇-내시경 최소침습 유방 수술 연구회’는 2016년 말부터 2020년까지 삼성서울병원ㆍ세브란스병원ㆍ서울아산병원 등 전국 8개 대학병원에서 시행된 유방암 로봇 수술 환자 73명(82건)을 분석한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지난해 외과 분야 국제 권위지인 ‘외과학 연보(Annals of SurgeryㆍIF 10.13)에 발표했다. 이 논문은 유방암 로봇 수술에 관한 국내 첫 논문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환자 사례를 담아 학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논문에 따르면 유방암 로봇 수술은 기존 유방암 수술과 비교했을 때 환자의 병원 입원 기간도 비슷했다. 게다가 전체 로봇 수술 가운데 재수술이 필요했던 경우는 2건에 불과했고, 유두를 보존할 수 없었던 경우는 단 1건에 그쳤다. 특히 로봇 수술 중 기존 수술 방식으로 바꿔야 했던 사례는 하나도 없어 로봇 수술이 안정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유방 재건 성형까지 마친 유방암 환자의 경우 겉모습으로는 수술을 받았는지조차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았다.

다만 유방암 로봇 수술 역사가 짧아 장기적 예후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게 한계로 꼽힌다. 이 때문에 유방암 로봇 수술은 초기 유방암 환자나 유방암 관련 유전적 위험(BRCA 1/2)이 높은 환자에서 예방 목적으로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할 때만 로봇 수술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암 치료를 위한 로봇 수술 사례를 보면 장기 예후가 기존 절제술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수술이 어디까지 활용될까.

“유방암 로봇 수술은 초기 유방암 환자나 유방암 관련 유전적 위험(BRCA 1/2)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술기가 발전되면 로봇 수술 범위가 점점 넓어질 것이다.

유방암 로봇 수술 환자는 대부분 액와부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다. 해당 부위에 전이가 확인되면 절개창을 추가로 만들어 기존 수술법으로 전이된 병변을 제거하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로봇 수술은 유방 일부만 잘라내는 유방 부분 절제술에는 쓰이지 않고 있다. 유방 부분 절제술은 아직 의사가 직접 손으로 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술기가 더 발전되면 유방 부분 절제술에도 활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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