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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과 진중권이 활짝 웃으며 함께 사진 찍은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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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과 진중권이 활짝 웃으며 함께 사진 찍은 사연은

입력
2021.01.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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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공격 받을 때 편들어 줘 고마웠다고 인사"
63년생 동갑내기 서울대 동문 외엔 공통점 없는데

진중권 전 교수와 나경원 전 의원이 함께 찍은 사진이 16일 올라왔다. 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전 교수와 나경원 전 의원이 함께 찍은 사진이 16일 올라왔다. 페이스북 캡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만났습니다. 조금 갑작스럽지 않나요?

진 전 교수는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경원 의원이 근처에 왔다가 우리 집에…커피 한 잔 마시며 그 동안 고생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나 의원 공격받을 때 내가 편들어 준 적이 있는데 그 때 고마웠다고 인사차...(방문했다)"고 적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진 전 교수의 게시물을 게재한 뒤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나경원 아들 논란에 힘보탠 진중권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달 21일 페이스북에 자신이 1997년 서울대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했음을 증명하는 의사 소견서를 최초로 공개, 원정출산 및 이중국적 의혹을 공개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입대 하는 아들을 포옹하는 사진도 함께 올렸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달 21일 페이스북에 자신이 1997년 서울대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했음을 증명하는 의사 소견서를 최초로 공개, 원정출산 및 이중국적 의혹을 공개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입대 하는 아들을 포옹하는 사진도 함께 올렸다. 연합뉴스


도움을 받았다고요? 무슨 도움일까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해 6월 13일 SNS를 통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가 나경원 전 의원의 아들 김모씨가 서울대 의대 연구 발표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1차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줄창 '나경원은?' 이라 외쳐 왔는데, 문빠들 많이 허망할 듯"이라고 썼습니다.

진 전 교수는 SNS에 이와 관련된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렇게 쓴 뒤, "이제 서울대 개혁을 해야죠"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의혹은 2019년 9월 조국 전 장관 딸의 '단국대 의대 논문 제1저자 부정 등재' 건으로 촉발된 '조국 사태' 과정에서 제기됐습니다.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지난해 1월 14일에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 관련 의혹을 다룬 MBC 탐사 기획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진 전 교수는 자신의 SNS에 "검찰에서 나경원 의원 가족의 인권을 유린할 모양"이라며 "이 검새(검찰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들과 짝을 이룬 게 기레기들"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하여튼 레거시 언론(신문, 지상파 방송등의 전통 미디어)이 문제"라며 "MBC 스트레이트의 기레기들이 검새가 흘리는 피의사실을 방송에 마구 공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나 의원의 아들 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의혹을 빗대어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사실 조 전 장관 딸도 그랬다"며 "원래 논문의 제1저자란 게 별거 아니다. 고등학생도 할 수 있는 건데 치사하게 그걸 물고 늘어지나"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게시글의 타이밍이 절묘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6일 밤에 올라왔는데요. 이날 오후 나 전 의원의 라이벌 격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내일(17일) 오전 서울 시내 야외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식을 할 것"이라고 언론에 나왔기 때문이죠.

앞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나 전 의원 입장에서는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본격적으로 경쟁에 들어가야 할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어야 겠죠. 그런 의미에서 진 전 교수와 함께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은 것 자체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봐야겠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가는 진 전 교수를 자신의 지지 세력에 포함시키는 것은 오 전 시장과 차별화에도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니까요.

진중권, 2008년 나경원 향해 "참새 아이큐의 10분의1" 독설도

진 전 교수가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진 전 교수가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사실 이들은 큰 공통점이 없습니다. 그나마 꼽자면 1963년생 동갑내기로 서울대 동문(82학번)이라는 점이죠.

이전에는 서로 심한 공격까지 했습니다. 2008년 2월 13일에는 진 전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사저 건축에 가진 관심의 10분의 1만 있었어도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요지로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 논평을 발표한 것과 관련, "제 생각에는 그 분이 참새 아이큐의 10분의 1만 가졌어도 대통령 사저와 숭례문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정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독설을 쏟아내기도 했죠.

이어 "(사과할) 세 분 중에 한 분(유홍준 청장)은 사직서를 냈고 또 한 분(오세훈 서울시장)은 사과했고 나머지 한 분(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지금 모금 운동 하고 계신다"면서 숭례문 복원을 위해 국민성금 모금을 제안한 이명박 당선인의 구상을 힐난했습니다.

그는 "아마 그 때문에 누리꾼들이 이명박 당선인을 2메가바이트라고 부르는가 보다"라고 비꼬면서 "숭례문이 무슨 불우이웃인가. 사고는 자기가 치고 재미도 자기가 보고 돈은 왜 우리가 내냐는 게 국민들 정서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두 사람이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아무래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이슈가 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겠죠. 세 사람 모두 서울대 82학번 동기들이죠. 조 전 장관은 나 전 의원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진 전 교수는 인문대 82학번.

하지만 최근까지 조 전 장관과 진 전 교수는 가깝게 지냈던 사이라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구요. 반면 나 전 의원과는 상대적으로 멀게 지냈죠. 그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각종 이슈가 터지면서 진 전 교수는 조국 전 장관과 원수지간이 되다시피 됐고, 이제는 나 전 의원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사진을 함께 찍게 됐네요.

사람 인연, 정말 알 길이 없는 거 같죠?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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