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개원식. 한국인들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초선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의원의 한복 차림이었다. 그는 한국계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를 뒀다. 6일 미국 역사 초유의 시위대 의사당 난입 사태 직후 화제가 됐던 ‘새벽까지 의사당을 청소하는 하원의원’은 바로 한국계 앤디 김 의원이었다.
두 의원을 비롯해 이번 117대 연방의회 하원에 진출한 한국계는 영 김ㆍ미셸 박 스틸 의원 등 4명에 이른다. 한국계가 의회에 1명이 있거나, 없거나 했던 과거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결과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아무래도 인연이 없는 사람보다는 한국에 우호적일 수 있겠다. 한국 정부와 사회도 미국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의 통로가 됐으면 하는 기대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독재정권이 폭주할 때만 해도 ‘지한파ㆍ친한파’의 한반도 상황 언급이나 방한 등 미국 민주주의의 권위가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관계의 질적 상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아졌다. 한국의 힘이 부족해 미국 의원 한 마디에 기대 일희일비 하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력은 상승했고, 뻗어가는 한국계 미국인의 위상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 세상이 달라진 만큼 이들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계 미국 정치인들은 한국이 필요한 일을 미국 정치권에 실어 나르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미국 시민이다. 소수계 미국인으로서 모범을 보일 때 비로소 한국을 위해 무슨 역할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한인들의 정치참여운동에 앞장섰던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의 고언이다. 스트리클런드ㆍ김 의원의 모범이, 또 다른 김ㆍ스틸 의원의 활약 자체가 미국에서 커가는 한국계 후손들에게 자신감을 안기고, 그것이 단단한 한미관계의 한 줄기로 자리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한복은 우리 어머니를 명예롭게 할 뿐만 아니라 미국과 각 주, 민의의 전당에서 다양성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더 큰 증거이기도 하다.” 담담했지만 울림이 컸던 스트리클런드 의원의 한복 착용 소감이 참고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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