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판 짜기’ 강조하며?“사회변화 기여”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에서 출마 제의를 받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이기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판을 짜는 ‘경장(更張·고쳐서 확장함)’이 우리 정치에 필요하다”며 정치 개혁 구상을 밝혔다. 더 큰 무대, 즉 차기 대선으로 직행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전 부총리는 페이스북에서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언론에 이런 저런 보도가 되기 훨씬 전에 이미 거절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했다”고 못박았다. 불출마 이유를 놓고는 “저의 고민은 정치적 유ㆍ불리를 떠나 제가 부동산, 방역, 민생 등 시민의 삶과 서울시 살림살이에 대한 대안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에 있었다”며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가능성은 활짝 열어뒀다. 김 전 부총리는 “선거 때마다 새 인물을 찾는 것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하며 “한두 명 정도의 새 피 수혈이 아니라 세력 교체에 준하는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우리 정치가 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거대 양당 체제에 '흡수'되는 식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이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또 “많은 시민들이 정치와 정책의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라 적극 참여하는 생산자로 나서야 한다”며 “사회 각 분야에서 유능하고 헌신적인 분들이 힘을 합쳐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뛰어난 우리 국민의 역량을 모을 리더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시민 참여를 확대하는 정치의 새 판을 짜는 데 있어 자신이 '역할'을 하겠단 의중을 드러낸 셈이다. “앞으로도 ‘사회 변화의 기여’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나겠다”고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스토리와 전문성을 모두 갖춘 인사란 점에서 ‘새 인물’이 화두에 오를 때마다 1순위로 호명돼 왔다. 판자촌에서 자라 상고(덕수상고)와 야간대학(현 서경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까지 올랐다. 2018년 부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비영리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설립해 전국을 돌며 사회 공헌 활동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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