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1801년 프랑스 해부학자인 비샤가 처음 주창한 개념이다. 그는 우리 몸에 21가지의 조직이 있다고 하였는데 요즈음은 상피조직, 결합조직, 근육조직, 신경조직의 4가지로 구분한다. 조직은 각자 독특한 역할을 하면서 장기, 계통을 구성하고, 우리 몸을 만든다.
근육조직이 주된 성분을 이루고 있는 장기를 근육이라 한다. 근육은 우리가 살아 있음을 가장 쉽게 느끼게 해준다. 몸이 움직이는지, 심장이 뛰는지, 숨을 쉬는지와 같은 현상들을 가지고 삶과 죽음을 판단하기도 한다. 근육에는 몸과 팔다리를 움직이는 뼈대근육, 심장을 움직이는 심장근육, 내장과 혈관에 있는 민무늬근육 등이 있다. 뼈대근육은 몸무게의 40% 정도를 차지하는데, 뼈의 무게가 체중의 약 10% 내외인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잘 가꾼 근육은 몸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이고, 특히 우리가 하고 싶은 여러 일을 할 수 있도록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게 해주니 더 관심이 간다.
근육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수축이다. 자극을 받으면 근육세포는 스스로를 웅크리는 방식으로 반응을 한다. 이 현상이 바로 수축이다. 수축은 기본적으로 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의미하지만 근육세포의 부피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수축한 근육세포는 뚱뚱해진다. 그러니까 우리가 놀랐을 때 몸을 웅크리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근육세포 하나의 수축은 별 힘을 내지 못하지만, 수많은 근육세포가 동시에 수축하게 되면 뼈를 움직일 힘이 생긴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일을 당했을 때 개개인은 움츠러들더라도, 별 힘이 없는 다수가 모이면 큰 힘이 되어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할 수 있게 된다.
뼈대근육은 운동에서 담당하는 역할에 따라 몇 종류로 나눈다. 주동근은 어떤 운동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이고, 주동근과 협력하여 같은 운동에 힘을 더하는 근육을 협력근이라 한다. 길항근은 주동근과 반대 운동을 하는 근육이다. 팔을 구부릴 때는 팔을 굽히는 근육이 주동근이고 팔을 펴는 근육이 길항근이다. 반대로 팔을 펼 때는 폄근이 주동근이고 굽힘근이 길항근의 역할을 한다. 보조근은 운동을 하는 도중 관절의 균형을 잡아주는 등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근육을 말한다.
이들 근육들이 서로 균형있게 작동해야만 우리 몸의 각 부분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다. 이러한 근육의 상호 견제를 필자는 '균형 잡힌 조절'이라고 부른다. 평상시 우리 몸에는 근육의 수축 정도를 조절하는 장치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근육은 자신의 힘을 다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아주 위급한 상황에서는 우리 몸을 흥분, 긴장, 진정시키는 다양한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근육의 조절장치가 풀려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되는 때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은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아주 예외적으로 일어난다. 왜냐하면, 근육이 과도한 수축은 근육 자체나 근육을 붙잡아주는 인대나 뼈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근육에서 보이는 이런 관계는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민주주의의 원칙인 삼권분립도 비슷하다. 행정부, 입법부는 서로 견제하는 관계에 있고, 사법부는 올바른 원칙 속에서 행정부와 입법부가 작동하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서로 견제와 보조를 통해 '균형 잡힌 조절'을 하고 있을 때 그 구성원인 국민은 평온하게 생업에 힘쓰며 살아간다. 만일 이러한 균형이 파괴되고 어느 한 집단에 통제되지 않는 권력이 집중되면 다양한 형태의 저항이 일어나는 것을 우리는 과거 역사 속에서 보아왔다. 저항은 어떤 때는 혁명이었고, 어떤 경우는 항쟁, 운동이었고, 어떤 경우는 촛불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이런 균형 잡힌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힘을 사용하는 데 보다 더 신중해야 할 것이고, 야당은 정부 여당에 대하여 균형잡힌 길항자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반성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사법부와 검·경찰은 이 사회가 공정하고 정의롭게 운영되도록 감시하고 균형을 잡는 데 진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국민이 코로나19 유행과 힘든 경제 상황을 뚫고 나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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