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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맞은편엔 루스벨트 초상화... 바이든, 집무실 어떻게 꾸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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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맞은편엔 루스벨트 초상화... 바이든, 집무실 어떻게 꾸몄나

입력
2021.01.21 16:00
수정
2021.01.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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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강조하는 초상화·흉상 대거 배치
트럼프 흔적 지우고 다양성 확보 의지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식 후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식 후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민주주의와 소통, 통합을 강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포부는 새 단장한 백악관 집무실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을 일컫는 ‘오벌 오피스(Oval Office)’는 주인이 바뀔 때마다 성향에 따라 풍경을 달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역대 대통령과 저명 인사 기념물로 가득 채워진 바이든 대통령의 집무실 내부를 공개했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있는 '결단의 책상' 맞은편 벽 한 가운데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왼쪽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오른쪽에는 알렉산더 해밀턴 전 재무장관과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각각 배치됐다. 워싱턴포스트 제공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있는 '결단의 책상' 맞은편 벽 한 가운데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왼쪽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오른쪽에는 알렉산더 해밀턴 전 재무장관과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각각 배치됐다. 워싱턴포스트 제공

먼저 주요 정책에 서명하거나 대국민 연설을 할 때 모습을 드러내는 대통령 전용 책상(결단의 책상) 맞은 편 벽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눈에 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암울한 상황을 딛고 ‘뉴딜 정책’을 통해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킨 지도자로 평가 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초상화를 가장 크게, 정중앙에 배치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초래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 초상화 우측엔 알렉산더 해밀턴 전 재무장관과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배치됐다. 두 사람은 미국 건국 초기 정부 역할과 경제 성장 방안을 두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집무실 운영 관계자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일어나는 의견 차이는 필수적이며 또 필요하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집무실에 장식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흉상. 워싱턴포스트 제공

백악관 집무실에 장식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흉상. 워싱턴포스트 제공

집무실 곳곳에 놓인 여러 흉상도 관심을 끄는데, 바이든 내각의 특징인 ‘다양성’이 인물 흉상에서도 느껴진다는 평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민권 운동의 상징으로 언급했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흉상은 벽난로 옆에 자리했다. 멕시코계 노동운동가로 잘 알려진 세자르 차베스의 흉상은 책상 뒤편에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사진과 나란히 놓였다. 이밖에 아프리카계 흑인 인권운동가 로자 파크스, 유엔 인권위원회(UNCHR) 초대 위원장을 지낸 여성 사회운동가 엘리너 루스벨트의 흉상도 집무실에 입성했다.

백악관 집무실 대통령 전용 책상 뒤로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사진들과 함께 세자르 차베스의 흉상이 놓여 있다. 워싱턴포스트 제공

백악관 집무실 대통령 전용 책상 뒤로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사진들과 함께 세자르 차베스의 흉상이 놓여 있다. 워싱턴포스트 제공

당연한 얘기지만 이제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도 자취를 감췄다. 잭슨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노예제를 옹호하고 원주민을 탄압해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 받는 인물 중 하나다. 대신 그 자리에 정치가이자 과학자로 활동한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화가 걸렸다.

책상 주변에 있던 군부대 깃발도 치워지고 성조기와 대통령 직인이 찍힌 깃발만 남았다. 애슐리 윌리엄스 집무실 운영 부국장은 WP에 “첫날 집무실 풍경은 대통령 스스로 자신이 어떤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는 중요한 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인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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