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파리협정 복귀, 민주주의 회복" 환영
일본 "정상 간 통화 조율 중"… 러시아 '냉담'
20일(현지시간) 새로 들어선 미국 행정부를 향해 지구촌은 뜨거운 축하를 보냈다. 민주주의 복원과 기후ㆍ감염병 위협 등 숱한 난제 앞에서 최강국 미국의 지도자와 위기를 같이 극복하자는 각국 정상의 바람과 기대가 쏟아졌다.
유럽이 특히 들뜬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첫 행보로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서에 도장을 찍었기 때문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바이든 취임은) 미국의 진전”이라고 평하며 “기후변화와 코로나19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구보호를 위한 파리협약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면서 크게 반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훼손한 민주주의 회복에 각별한 의미를 두는 정상들도 있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 민주주의의 진정한 경사”라며 축하를 건넸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연설을 통해 “트럼프의 말은 나쁜 농담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리는 진담이었다. 바이든의 승리는 민주주의 승리”라고 짚었다.
동맹 강화를 선언한 바이든 행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미국이 돌아왔다”는 의미심장한 한마디와 함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오랜 파트너와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는 “미국과 더불어 국제적 의제를 마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일미동맹 강화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ㆍ태평양’ 실현을 향해 바이든 대통령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정상간 전화회담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 민주주의와 평화, 안보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2일 바이든 대통령과 첫 통화도 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와 소원한 관계의 나라들은 벌써부터 자국 정부와 논의할 세부 이슈를 들고 나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 발전에 기여한 우리 동포들이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어야 한다”며 이민자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친(親) 트럼프파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내각 회의에서 “이란 핵합의(JCPOA · 포괄적 공동행동계획)는 미국 강경파들의 파기 시도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을 넘겼다.
주요국 중 유일하게 러시아만 냉담한 반응이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수백 년 동안 그랬듯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만 밝혔다. 그러면서 “상응한 정치적 의지가 있는지는 바이든 대통령의 몫”이라고 거리를 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