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사회장 "외국인 환자까지 수용 불가"
조직위는 코로나19 비상지역 성화봉송 보류
방역 중시하는 바이든 美 행정부 출범도 변수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쿄하계올림픽ㆍ패럴림픽을 두고 일본 정부가 ‘전면 취소’ ‘관객 감축’ ‘대회 강행’ 세 갈래 갈림길 앞에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당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올해로 미뤄졌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올해 올림픽이 어렵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올림픽 취소 내부 결정을 내렸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취소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본 일간 마이니치신문은 23일(현지시간) 일본 정부 관계자가 경기장 관중 수용 방안에 관해 ‘상한 없음’ ‘50% 감축’ ‘무관중’이란 세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본이 올림픽 개최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제기했던 올림픽 취소론은 검토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일본 정부가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 손실 때문이다.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이론경제학 명예교수는 22일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을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경우 예상되는 경제적 손실이 약 2조4,133억엔(약 25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일본 도쿄신문은 보도했다. 올림픽 취소를 전제로 한 지난해 3월 추산액인 4조5,151억엔(약 48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원안 그대로의 개최에 비하면 여전히 큰 손실이다.
하지만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기류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첫 번째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대한 우려다. 나카가와 도시오 일본의사회 회장은 전날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 개최와 관련해 의료 제공 능력에서 본다면 외국인 환자까지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나카가와 회장은 전날 도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선수단만으로도 대단한 숫자다. 의료 붕괴가 빈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용 가능한지를 말하자면 가능하지 않다는 쪽”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나카가와 회장은 “현시점에서 일본의사회가 개최 가능한지 언급할 의도는 없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취소론에 무게가 실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도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계획을 변경하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코로나19로 긴급사태가 선언된 지역의 성화 봉송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다음달 7일을 종료 시한으로 긴급사태를 해제하겠다고 앞서 밝혔지만 말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 상황도 일본의 올림픽 정상 개최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 왔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퇴임이 일본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올림픽 1년 연기 방안을 제안하면서 체면을 세워 줬지만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은 취임 초반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대책을 제안했다. 도쿄올림픽의 방역 상황이 충분하다고 생각되기 전에는 일본이 원안 그대로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계획에 반대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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