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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나발니 석방시위 번지자, 푸틴 전략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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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나발니 석방시위 번지자, 푸틴 전략 바꿨다

입력
2021.01.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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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무시로 일관하던 러시아 정부
공격적 대응…"정부도 두려워하고 있다"

지난 23일 러시아 모크스바에서 구금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를 경찰이 경찰봉을 휘두르며 막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3일 러시아 모크스바에서 구금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를 경찰이 경찰봉을 휘두르며 막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그들도 정말로 두려워하고 있다."

러시아 전역에서 구금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지자 요지부동이던 러시아 정부의 반응도 달라졌다. 시위 이튿날인 24일(현지시간) 나발니 측근이자 시민단체 '반부패재단' 이사인 블라디미르 아슈르코프는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와의 인터뷰에서 시위 현장에 투입된 대규모 경력과 3,000명 이상을 체포한 사실을 언급하며 "관리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함이 없다면 강경대응도 없었을 것이란 주장이다.

앞서 23일 러시아 100여개 도시에서 나발니 석방 시위가 벌어졌다. 야권 측은 4만명 넘게 모스크바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경찰 추산 규모는 그보다 적지만 그럼에도 최근 몇 년간 볼 수 없던 시위 규모임은 틀림없다.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최소 1,360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23명 등 러시아 전역에서 시위자 약 3,400명이 체포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도 러시아 정부의 대응 방식 변화에 주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은 24일 국영TV 프라임타임 방송에 출연해 나발니가 제기한 '푸틴 흑해 비밀 궁전' 의혹을 정면 반박하는 등 나발니 공격을 되받아치는 데 애를 썼다. 나발니의 발언과 행보에 직접적 반응을 내놓지 않고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던 이전 러시아 정부의 모습은 없었다. 신문은 "나비니가 세밀하게 대본을 쓴 이번 공격(흑해 비밀 궁전 폭록)은 그의 러시아 복귀와 체포가 러시아 정치 판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결정타가 된 것은 '흑해 비밀 궁전' 폭로다. 지난 19일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비밀 궁전 조사 결과를 113분짜리 유튜브 영상으로 공개했다. 그는 "건설 비용 총 13억달러(약 1조4,200억원)가 러시아 역사상 가장 거대한 뇌물로 충당됐다"고 주장했다. 입체 조감도에 850달러(약 94만원)짜리 화장실용 솔 정보까지 담긴 이 영상 조회수는 8,000만회를 돌파해 푸틴으로서도 마냥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당분간 시위는 지속될 전망이다. 나발니 측은 이번 주말인 30, 31일 시위를 예고했고 2월 2일 예정된 나발니 재판 결과도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나발니는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아 회복한 뒤 이달 17일 귀국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인 연방형집행국은 나발니가 2014년 사기 연루 유죄 판결 관련 집행유예 의무를 지키지 않아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는 이유로 공항에서 바로 나발니를 체포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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