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남자부 6위 현대캐피탈이 봄 배구 가시권에 있는 팀들을 괴롭히며 시즌 후반 최고의 ‘고춧가루 부대’로 거듭났다.
25일 현재 프로배구 남자부는 7개 팀이 ‘1강 4중 2약’의 구도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은 대한항공(승점 47)을 필두로 중위권 4개 팀 등 5개팀의 경쟁으로 사실상 압축된 모양새다. 특히 2위 OK금융그룹(승점 42)부터 KB손해보험(승점 42) 우리카드(승점 39) 한국전력(승점 38)까지 2~5위 승점 차가 단 4에 불과할 정도로 촘촘하다. 포스트 시즌은 3위까지 진출하고 3~4위 팀간 승차가 3 이내면 준플레이오프가 단판 승부로 진행된다.
하지만 봄 배구 경쟁중인 상위권 경쟁보다 6위 현대캐피탈의 행보가 더 눈에 띈다. 승점 25로 포스트시즌에선 다소 멀어졌지만 최근 팀 분위기가 급상승하면서 봄 배구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승점 6이 걸린 상위권 팀간 매치가 가장 중요하지만 현대캐피탈전 역시 눈을 뗄 수 없게 됐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의 4라운드 성적을 보면 상위권 5개 팀이 모두 긴장해야 한다. 승패만 보면 6경기에서 3승 3패지만 △대한항공 3-2승 △OK금융그룹 2-3패 △KB손해보험에 2-3패 △우리카드 2-3패 △한국전력 3-2승 등 모두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순위 경쟁 중인 5개 팀을 철저하게 괴롭혔다. 최하위 삼성화재에는 3-0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과감한 젊은 유망주 기용 등 ‘팀 리빌딩’으로 3라운드까지 최하위로 처졌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시즌 반환점을 돌며 예상보다 빠른 반등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시즌 중 이적한 세터 김명관이 팀에 녹아들면서 세터-공격진, 특히 중앙 속공 호흡이 점차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레프트 김선호와 리베로 박경민 등 젊은 선수들도 경험치를 쌓으면서 기량이 급상승 중이다. 여기에 △에이스 문성민의 코트 복귀 △리베로 여오현의 건재함 등 베테랑들의 분전도 잇따르고 있다.
5라운드 매치 순서도 공교롭다. 경기력이 최절정에 올라와 있는 현대캐피탈은 △KB손해보험(27일) △우리카드(31일) △한국전력(2월 4일) △OK금융그룹(12일) △대한항공(16일) 순으로 상위권 팀들과 잇달아 경기를 치른다. 봄 배구에서 멀어진 최하위 삼성화재와는 5라운드 마지막 대결(2월 19일)이다.
특히 봄 배구 턱걸이에 걸린 4위 우리카드는 5라운드 일정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지난 24일 0-3으로 완패한 한국전력과 5라운드 첫 경기로 리매치 한 뒤 현대캐피탈을 만나는 2연속 원정 경기 일정이다. 특히 24일 완패한 경기는 원래 1월 3일 예정됐던 경기였는데 방송 중계진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올스타 휴식기인 24일로 밀려서 진행됐다. 1월 3일 전까지 4승 1패로 분위기가 좋았던 우리카드 입장에선 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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