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기관 4.2조 순매도… 코스피 2.14% 급락
대형주 줄줄이 약세… 개인은 4.2조 순매수로 맞서
20년만의 '천스닥' 안착도 실패
코스피가 3,200선 돌파 하루 만에 2% 넘게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4조원 이상 매물 폭탄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이 이 물량을 그대로 떠안았지만 지수 급락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8.68포인트(2.14%) 하락한 3,140.31에 장을 마치며 전날 급등분(2.18%)을 그대로 반납했다. 기관이 2조2,000억원, 외국인이 1조9,000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개인은 이들의 매도 물량에 대응해 코스피 시장에서 나홀로 4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4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던 지난 11일 이후 역대 두 번째,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치면 역대 최대인 4조6,000억원을 사들였지만 지수를 방어하진 못했다.
전날 급등했던 대형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3.02% 하락하며 8만6,700원에 거래를 마친 데 이어, SK하이닉스는 4.44% 급락한 12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상승세를 탔던 이른바 언택트(비대면) 대표주인 네이버(-2.01%)와 카카오(-2.64%) 역시 약세였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에서만 16조원을 던진 기관은 이날도 2조원대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하지만 지수 하락의 결정적인 빌미는 외국인이 제공했다는 평가다. 이날 원화 약세(달러 강세)와 맞물려 현물시장에서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선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미니코스피200 포함)에서도 약 9,5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 결과 선물 가격이 현물가보다 낮은 상황이 벌어졌고, 기관투자가로 하여금 저평가된 선물을 사들이는 대신 고평가된 현물을 팔아치워 차익을 거두는 매매를 유도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통상 선·현물 차익거래로 수익을 거두는 금융투자(증권사)는 이날 1조2,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코스피가 2,800을 넘어선 이후 대규모 선물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코스피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을 선물 매매로 헤지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2000년 9월 이후 약 20년 만에 장중 1,000선을 돌파했던 코스닥은 하락 반전하며 전날보다 0.53% 내린 994.00에 종료했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은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약 4,000억원)에 맞서 나홀로 4,1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양대 시장에서 역대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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