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상품 매출 180만달러 자선단체 기부
온라인 화제가 오프라인에서 선한 영향력을 낳았다. 20일(현지시간)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이 홍보상품 판매로 180만달러(약 20억원)를 모아 기부했다. 취임식 당일 샌더스 의원은 두툼한 점퍼를 입고 알록달록한 털장갑을 낀 채 꼿꼿이 앉아 있다가 AFP통신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홍보 상품 매출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실은 취임식 다음날 밤 선거운동 홈페이지를 통해 티셔츠, 스웨터, 스티커 등 이른바 ‘회장님 샌더스(Chairman Sanders)’ 캐릭터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첫 물량은 30분도 안돼 다 팔렸다. 주말에 추가 판매한 물품들도 금세 동났다. 그렇게 불과 닷새 만에 수익금 180만달러가 모였다. 샌더스 의원은 성명을 통해 “지난주 많은 이들이 보여준 창의력에 놀랐다”며 “인터넷 화제를 도움이 필요한 (지역구인) 버몬트 주민을 위해 사용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의 사진은 취임식 직후부터 셀 수도 없이 많은 합성사진 ‘밈(meme)’으로 패러디되며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해학과 풍자를 아는 네티즌 덕분에 그는 포레스트 검프와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가수 싸이와 말춤을 추고, 최후의 만찬에 초대됐다. 한국 김장 담그기 자선행사에도 참석했다. 밈 열풍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장갑은 그의 지지자인 버몬트 초등교사 젠 엘리스가 선물한 것으로, 친환경 의류를 재활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엘리스는 자선기금 모금 소식에 기뻐하면서 장갑 세 벌을 더 만들어 버몬트 자선단체에 전달했다.
샌더스 의원실은 이 기금을 노인들의 식사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와 지역시민단체 등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기금이 의회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면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버몬트와 전국의 노동자들을 구제할 수 있도록 의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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